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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이뉴스의 제언] ‘졸속 늘봄’ 대신 현실성 있는 돌봄정책을 바란다

최성주 2023-04-24 00:00:00

돌봄시간 연장보다 대상 학생부터 늘려야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들의 수를 늘리고 질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메트로내슈빌공립학교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들의 수를 늘리고 질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메트로내슈빌공립학교 

학령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과밀학교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많은 아이가 돌봄교실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맞벌이 가정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태규 의원실은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2022년 초등 돌봄교실 대기 인원이 전국 1만5108명으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0년 9,622명보다 5,000여명 더 늘어난 수치다.

초등 돌봄교실은 맞벌이나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를 별도 교실에서 오후 5~7시까지 돌봐주는 제도로, 2004년 처음 도입됐다. 제도에 대한 학부모의 호응은 크지만, 문제는 돌봄교실 공급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진이 조사한 결과, 수요 대비 공급의 충분성에 대한 부정 응답이 37.4%로 높았다.

최근 3년간 돌봄교실 수용률. 교육부 
최근 3년간 돌봄교실 수용률. 교육부 

현재 한 학년당 1,000명이 넘어가는 과밀학교의 경우 돌봄교실 정원은 단 50~60명에 불과한 곳이 많다. 학생수 대비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는 학생은 지나치게 적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들은 여러 학원을 돌아다니며 공부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는 오후 7~8시까지 이용 가능한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아이가 돌봄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돌봄 교실의 확충과 이용 자격 제한을 없애 '보편적 돌봄'을 강조한다. 늘봄학교는 방과 후 교육 활동과 돌봄을 함께 제공하는 사업이지만, 이용 가능한 학생 수는 많지 않다. 추첨을 통해 선정된 소수의 아이들에게만 돌봄 시간을 늘리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정부는 늘봄학교를 확대하기 전에, 먼저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들의 수를 늘리고 질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대부분 유럽 선진국들은 부모의 맞벌이 여부와 관계없이 희망하는 모든 아이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아이들에게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교육과 돌봄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는 돌봄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해야 한다. 메트로내슈빌공립학교 
교육과 돌봄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는 돌봄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해야 한다. 메트로내슈빌공립학교 

이와 함께 학교 돌봄 시설 및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는 학교 돌봄교실의 인프라 개선을 촉진해 학교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돌봄교실의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돌봄교실에서 배제되는 아이들의 수를 줄이고,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둘째, 교육과 돌봄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는 돌봄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해야 한다. 돌봄 교사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교사들에게 돌봄 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돌봄 전담사를 확보하여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돌봄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정부는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지역 자원을 돌봄교실에 활용해야 한다. 지역 문화기관, 체육시설, 도서관 등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아이들에게 교육과 돌봄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아이들이 학교 외의 환경에서도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넷째, 정부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돌봄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만족도 조사를 통해 돌봄 서비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돌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학부모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돌봄 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섯째, 정부는 돌봄 교육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개선해 돌봄 교육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돌봄 교육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돌봄 교육의 성공 사례를 소개해야 한다. 더불어, 학교 돌봄 교육에 대한 연구와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학계와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학교와 가정, 지역 사회 간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아이들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돌봄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와 사회 전체가 함께 돌봄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개선과 지원을 통해 학교 돌봄 환경을 바꾸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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