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 원인은 주의력 저하 아닌 작업기억?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핵심이 주의력 문제가 아니라 작업기억 약화로 인한 자기조절 저하 문제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두뇌는 자동 시스템과 실행 시스템이라는 두 가지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동 시스템은 매일 활동의 80~90%를 이끌고, 나머지 10~20%는 실행 시스템이 이끈다.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을 포함하는 실행 시스템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ADHD 아동 및 성인에게는 이러한 실행기능이 정신적으로 부담스럽고 지치게 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작업기억이 강할수록 새로운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뇌가 해야 할 일이 줄어든다.

버지니아커먼웰스대학 메디컬 센터의 정신과 임상 교수이자 저자인 러셀 바클리 박사에 따르면 ADHD 연구에서 작업기억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는 작업기억을 뇌의 GPS에 비유하며, 행동을 안내하고 지시하는 필수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작업기억이 ADHD 아동 및 성인에게는 일반적으로 약한 편이다.

바클리 박사는 올해 초 주의력 집중 관련 라디오 팟캐스트에서 ADHD 코치 제프 코퍼와 함께 작업기억의 GPS 이론을 심도 있게 설명했다. 바클리 박사와 코퍼 코치는 ADHD 두뇌의 작업 기억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했다. 그중 하나는 감각 및 언어 작업기억을 신체적 증상으로 전환하는 ‘외현화’ 전략이었다.

바클리 박사에 따르면, 새로운 항해를 위해 GPS를 부팅하는 것처럼, 뇌는 비언어적 작업 기억에 기록되고 저장된 감각적 이미지인 지도를 참조해 새로운 작업을 시작한다. 그 다음에는 언어적 작업기억에 저장된 언어적 명령과 '내면의 목소리'인 지침에 맞춰 작업을 수행한다. 비언어적 작업기억의 시각적 이미지는 뇌가 행동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언어적 작업기억은 뇌의 안내 시스템이 된다.

두뇌가 두 가지 유형의 작업기억을 효과적으로 저장하고 종합하는 경우, 새로운 정보가 도착하면 관련성을 판단하고 실시간으로 계획을 변경해 목적지에 더 빨리 또는 더 잘 도달할 수 있도록 지도처럼 작동하기 시작한다. 자기 조절, 목표 설정, 이동 경로의 장애물을 피하는 데 더욱 강력한 도구가 된다.

하지만 이미 과부하 상태인 뇌가 이 모든 작업기억을 처리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바클리 박사는 감각적 및 언어적 작업 기억을 모두 물리적 표현으로 변환해 정보를 뇌에서 외부 환경으로 가져오는 '외부화' 전략이 뇌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바클리 박사와 코퍼 코치는 작업기억을 강화하고 정보를 외부화해 두뇌가 추가적인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작업을 계획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5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디지털이 항상 최선의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

작업기억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면 종이에 펜으로 간단히 적는 것부터 시작하라. 바클리 박사는 "휴대폰은 항상 가까이에 있지만, 모든 기억 작업에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ADHD에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는 분실, 배터리 소모, 동기화되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ADHD에게 유용한 기기인 노트북을 작업기억을 위한 외부 저장 장치로 사용한다. 언어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사용하고, 할 일 목록을 작성하고, 일정을 지키고, 목표를 세운다. 단 이 부분은 종이에 적는다.

기술을 현명하게 활용한다

기술을 사용할 때는 의도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여행을 위해 계획한 의상을 사진으로 찍어두면 작업기억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고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마인드맵을 만든다

바클리 박사는 마인드맵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방법은 시각적 단서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얻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며, 특히 장문의 프로젝트나 보고서를 작성할 때 유용하다. 시각적 단서는 즉각적으로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쉽고 빠르게 기억할 수 있다.

작업 공간을 단순화한다

산만하고 충동성이 있는 사람은 작업기억력이 취약한 경우가 많다. 바클리 박사는 작업 공간을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으로만 제한할 것을 권장했다. 당면한 작업에 필요한 자료로 제한해 방해 요소를 줄이고 작업 기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자신에게 맞는 시스템을 찾는다

작업기억력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자신의 필요에 맞게 전략을 조정한다.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인 ADHD 뇌의 경우 언어적 작업기억이 시각적 작업기억보다 두 배 더 강하다. 예술가, 건축가 등 시각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시각적 작업기억이 언어적 작업기억보다 강하다. 촉각, 청각, 후각 감각을 활용해 작업기억의 부하를 줄일 수도 있다. 다양한 방법을 실험해보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