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유창하게 읽지 못하고 철자를 정확하게 쓰기 힘들어하는 증상으로 알려진 난독증은 학습장애의 일종이다.
지난 17일 학습장애와 자폐스펙트럼 아동을 대하는 직업치료사이자 관련 저서 《감각처리과제(Sensory Processing Challenges: Effective Clinical Work with Kids & Teens)》를 발표한 린지 빌 박사는 읽기와 쓰기에 영향을 미치는 난독증 치료를 위해서는 소근육 운동 훈련과 보상 제공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장을 읽어도 뜻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난독증의 대표 증상으로 알려졌지만, 글씨를 베껴 적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등 쓰기를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난독증 증상에 철자를 자주 틀리거나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포함된다. 또한 글씨 쓰기를 할 때 손을 움직이는 방향을 헷갈려하는 운동 난독증도 있다.
린지 빌 박사는 자신의 웹사이트 감각스마트(SENSORYSMARTS)를 통해 난독증을 위한 빠르고 영구적인 해결책은 없다며 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략을 공개했다.
코어, 팔, 어깨 근육 강화하기
박사에 따르면, 놀랍게도 팔과 어깨, 코어근육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 난독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필기에는 자세 안정성과 운동 능력이 필요한데, 코어근육의 긴장도와 근력이 약하면 자세와 손 사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코어 근육을 강화하면 상체의 전반적인 힘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활동에는 필라테스와 요가, 수영, 승마, 근력운동 등이 있다. 놀이터 놀이기구를 타는 것 외에 진공청소기나 요리와 같은 집안일을 돕는 것도 어깨와 팔 근력을 키우는 데 좋다.
손의 힘과 민첩성, 지구력을 기르려면 점토 놀이를 적극 권장하는 것이 좋다. 플레이도우 같은 점토로 창작물을 만들거나 팝비즈, 스퀴즈와 같은 저항성 장난감으로 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젤처럼 경사가 있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서 손목의 위치를 바꿔야 하는 탓에 손 사용 능력과 지구력이 향상된다.
필기구 선택
학습장애 아동을 돕는 단체 LWT(LEARNING Without Tears)는 난독증 아동에게 필기구는 작을수록 좋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짧은 연필, 크레파스, 분필 등 잡기 쉬운 작은 물건을 사용하게 한다. 크레파스와 연필에 '잡는 줄무늬'를 표시하거나 테이프를 붙여 아이들에게 손가락 끝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알려주자.
손가락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올바른 손가락 위치를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필기도구나 3면에 쿠션감 있는 펜슬 그립과 크로스오버 그립, 엄지손가락 보호대가 추가된 크로스오버 그립 등은 연필을 바르게 쥘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잘못 디자인된 용지는 글씨를 쓰기 더 어렵게 만든다. 줄 간격이 좁거나 인쇄 상태가 좋지 않은 공책은 난독증 학생이 글씨 쓰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난독증에 대한 다감각적 접근법
빌 박사는 “과민성 청각이나 시각 과부하와 같은 감각 문제는 난독증 아동에게 흔히 발생하며 글쓰기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쓰기 교육을 할 때도 다중감각 접근법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다양한 도구 활용 : 연필뿐만 아니라 물감, 모래, 거품, 음식 등을 사용해 글씨를 쓰게 하고, 플레이도우나 점토로 글자를 만들도록 한다.
보조 기술 사용 : 레터스쿨(Letter School)이나 아이트레이스(iTrace)와 같은 앱은 글자 모양을 연습하고 단어를 쓰는 법을 배우는 데 유용하다. 틱택토(Tic Tac Toe)나 커넥트 포(Connect Four)와 같은 게임은 난독증 아동이 인지하기 어려운 대각선을 학습할 때 도움이 된다.
키보드 연습 : 물론 종이에 연필이나 볼펜으로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은 필수지만, 난독증 아동에게는 키보드 연습을 일찌감치 시작하는 것도 좋다. 박사는 “키보드는 난독증 아이가 필기에 방해받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더 나은 글쓰기를 위한 시각 능력 향상
눈의 피로를 예방하고 환경을 개선하면 시력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난독증 아동의 쓰기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감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종합 시력검사 : 우선 검안사에게 종합적인 시력 검사를 받아 다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20/20/20 규칙 : 20분마다 20피트(6m) 떨어진 곳에 있는 물체를 20초 동안 바라보는 것이다. 이 연습은 눈을 쉬게 하고 다시 초점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되므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화면을 자주 보는 어린이에게 특히 중요하다.
블루스크린 도입 : 청색광은 멜라토닌 생성을 방해해 수면리듬을 깨뜨린다. 안경을 쓰는 아이라면 블루스크린 차단 기능을 추가한다. 스크린 화면 또한 블루스크린 기능을 설정한다.
컬러 필터 : 강한 백색광에 민감하거나 대비 과민증을 경험해 흰색 배경의 어두운 글자를 읽기 어려운 어린이에게는 컬러 필터를 사용한다. 대부분 컴퓨터와 태블릿에는 접근성 옵션에 컬러 필터가 내장되어 있다.
조명은 자연광이나 백열등 : 형광등은 글쓰기와 일반적인 집중을 방해할 수 있다. 따뜻한 LED, 백열등, 할로겐 조명 또는 자연광을 이용한다.
광원은 눈높이 : 조명을 사용할 때는 광원을 가능한 한 눈높이에 맞춰 눈부심을 최소화한다.
정리정돈 : 시각적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책상이나 아이 방은 깔끔하게 유지한다.
빌 박사는 “글쓰기는 신경근육, 운동, 인지, 지각, 언어 능력의 조합이 필요하다. 난독증은 이런 요소를 복잡하게 하며 다른 감각문제나 운동, 정보처리 문제를 동반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단어와 문장 처리 능력뿐 아니라 체력과 소근육, 시각처리, 감각문제를 통합해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