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팩트럼장애 어린이가 겪는 수면장애 원인을 파악하는 대규모 연구가 진행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가 스탠포드대학에 자폐증과 수면장애 연구를 위해 1,000만 달러(142억 6,000만원)를 수여한다고 23일(현지시간) 대학 뉴스센터 스탠포드메디슨이 밝혔다.
스탠포드대 연구팀은 NIH 자폐증 우수센터로 선정됐다. 스탠포드대학이 자폐증 우수센터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NIH 기금을 토대로 수면장애와 자폐 증상의 관계를 연구할 계획이다.
자폐증은 미국에서 어린이 54명 중 1명꼴로 발병하는 발달장애다.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 언어적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 장애, 상동적인 행동, 특정 물건에 대한 집착 등이 특징이다.
스탠퍼드대 의대 정신의학과 요아힘 할메이어 교수는 “자폐증 어린이의 80%가 잠들기 힘들고 밤새 제대로 숙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수면장애는 자폐증 어린이 부모에게 보고된 가장 힘든 증상 중 하나다. 수면부족으로 인해 사회성과 의사소통장애 등 핵심적인 자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자폐증 어린이의 약 53%가 1개 이상의 수면 관련 문제를 갖고 있고 특히 잠들기 어렵고 밤에 자주 깬다고 호소했다. 일반 어린이와 비교하면 수면장애를 겪는 비율이 50~80% 높다. 수면장애로 인해 사회기술 부족, 상동 행동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연구팀은 자폐증 어린이의 수면과 뇌 활동을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어린이와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REM과 비 REM 수면의 양과 시기를 포함하는 수면 구조, 깨어 있는 휴식 상태의 뇌파그래프로 측정되는 주간 뇌 활동을 두 그룹에서 평가해 수면장애의 어떤 측면이 자폐증 증상과 인지기능과 관련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탠퍼드대학 자폐 및 발달장애 클리닉 원장인 안토니오 하단 교수는 자폐증 어린이와 청소년의 수면 구조, 일주기 리듬, 수면의 질에 미치는 세 가지 수면 유도 약물의 효과를 연구해 약을 자폐증 어린이가 약을 복용하는 경우 수면과 자폐증 증상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도 연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과 보호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한국자폐인사랑협회는 좋은 수면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폐 어린이가 청각보다 시각 자극에 더 잘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그림계획표를 사용해보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자는 시간’이라는 제목에 화장실 가기(소변, 손씻기, 양치질)→잠옷 입기→책 읽기→잠자리에 들기→잠자기 순서로 그림과 글을 적절히 배치해 카드는 만드는 식이다. 또한 잠들기 어려워하는 자폐증 어린이에게 멜라토닌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멜라토닌 1mg을 잠들기 30분 전에 복용하는 등 소량씩 사용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