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임박할 때까지, 과제 마감일이 코 앞으로 닥쳐야 그제서야 움직이는 아이들이 많다. 한 ADHD가 있는 15세 자녀를 둔 한 엄마가 자꾸만 미루는 아이를 그대로 둬야 하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글로벌 전문가들이 선정한 세계 20대 시간 관리 전문가이자 ADHD 학업 및 육아 코치로 활발히 활동하는 레슬리 조셀(Leslie Josel)이 조언했다.
Q. "15세 ADHD인 아이가 왜 항상 시험 공부나 과제 작성을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이는 미루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며 결국에는 작업을 모두 마치긴 합니다. 유일한 문제는 더 일찍 시작하라는 저의 끊임없는 잔소리입니다. 왜 그렇게 미루는 걸까요, 그냥 놔둬도 될까요?"
A. ADHD를 가진 청소년과 대학생을 위한 코치로서 '미루는 사람' 또는 더 심한 용어로 불리는 청년들을 자주 만난다. 학생과 부모 모두에게 '미루는 것'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당부하고 싶다.
미루는 것은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일을 미루거나 피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미루는 행동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 정의의 첫 번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잠재적인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부분은 생략한다.
특히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무언가를 미룬다고 해서 반드시 미루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때때로 일을 미루고, 나중에 하겠다고 약속하고, 시작한 일을 항상 끝내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ADHD 자녀를 대할 때는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루는 습관이 ADHD 두뇌에 도움 되는 이유
ADHD 및 실행 기능에 문제가 있는 일부 학생의 경우,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는 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 마감일이 임박하면 집중력과 창의력이 향상되어 과제를 완수하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미루는 습관은 미리 일을 끝내는 것을 선호하는 부모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효율적이거나 잘못된 습관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나의 아들 또한 너무 일찍 숙제를 시작하라고 강요하면 창의성과 생산성이 저하되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아들의 숙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집안의 긴장감을 높일 뿐이었다.
“마감시간에 임박해서야 숙제를 시작한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비효율적이거나 잘못된 습관이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일찌감치 숙제를 시작하면
창의성과 생산성이 저하되는 아이도 있다”
-레슬리 조셀
많은 학생이 자신의 시간과 업무에 대한 통제권을 원한다. 즉, 언제 어떻게 업무를 완수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원한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이 중요하거나 시기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기 위해 동기를 찾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며, 이러한 구조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더욱 그러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몇 년 전 16세 아들을 둔 어머니를 코칭한 적이 있다. 그는 아들과의 대화를 들려줬다.
아들은 월요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짧은 에세이를 써야 했는데, 목요일 오후에 한가했는데도 에세이를 써야 한다는 긴박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는 주말 동안의 유일한 과제였기 때문에 일요일 아침에 작성할 계획이었다. 마감일이 다가오는 것에 익숙했고 이 전략이 자신에게 최선이라고 확신했다.
엄마는 아들의 생각에 답답함을 거듭 표현했다. 몇 번의 논의 끝에 아들은 침착하게 "월요일 자정까지 에세이가 완성되지 않으면 얼마든지 소리 지르셔도 돼요. 하지만 1분 전에는 안 돼요"라고 말했다.
어머니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아들이 자신의 본능을 믿게 하세요. 아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주도할 수 있도록 자유와 자율성을 부여하세요. 이 접근법이 아들에게 효과가 있는지 두 사람 모두 알게 될 것입니다.”
일부 ADHD 학생은 미루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감 기한이 촉박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창의력이 발휘돼 효과적으로 과제를 완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