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진행된 연구결과 만 3~4세 아동의 20%가 모바일 기기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방송통신위원회 오프컴 조사에서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어린이가 휴대폰을 소유해야 하는지가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동이 휴대전화를 소유할 수 있는 적절한 연령에 대한 논의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아이들이 이미 휴대폰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소셜미디어,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며 이제는 ‘스크린 타임의 해로움’ 이야기는 더 이상 현실적이지도 않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프컴의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대다수(92%)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시청하고, 거의 절반이 음성 및 동영상 메시지를 보내고, 23%가 소셜미디어 앱이나 사이트를 이용하며, 18%가 온라인 게임을 하고, 11%가 직접 동영상 스트리밍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어린이의 69%는 자신의 휴대폰이든 부모의 휴대폰을 빌렸든 정기적으로 휴대폰을 사용해 온라인에 접속하고 있었다.
미취학 아동의 휴대폰 소유 증가 추세
이번 조사에 대해 영국아동위원회는 아주 어린 아동에게는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폰이 필요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어린 아이가 모바일 기기를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의 휴대폰 및 온라인 노출을 완전히 제한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만 2세 미만 어린이는 화면을 보지 말아야 하며, 5세 미만 어린이는 앉아서 화면을 보는 시간이 1시간을 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이드에 이의를 제기하며 가정마다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런던대학 인지 심리학자인 팀 스미스 교수는 아이들에게 스크린 타임이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단어 학습을 돕는 앱은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반면, 빠르게 진행되는 액션 기반 엔터테인먼트는 어린이가 보고 있는 내용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휴대폰 사용의 잠재적 해로움과 이점에 대한 증거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이 분야 연구는 대부분 암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영국 정부의 최고의료책임자는 2019년에 이상적인 스크린 사용 시간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부모가 일하는 동안 자녀가 모바일 기기에 의존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요인도 논쟁에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딜레마 : 미취학 아동에게 미치는 휴대폰의 영향 살펴보기
다만 어린이가 어떻게 앱을 사용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지는 중요하다는 우려가 남는다. 배스스파대학의 피트 에첼스 교수는 “유튜브와 같은 앱 특성상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휴대폰 사용 및 보유가 증가하면서
이제는 휴대폰을 적절히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휴대폰이 일상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아이들의 접근을 완전히 제한하기보다는 디지털 도구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런던 브루넬대학 심리학 선임 강사인 폴디 오터만스 박사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디지털 도구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런던경제대학의 사회심리학 교수인 소니아 리빙스톤은 스크린 타임이 다른 활동에 대한 접근성 부족과 같은 문제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대용어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이 충분한 수면 및 운동과 함께 부모와 자녀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과 컨설턴트 맥스 데이비 또한 부모가 휴대폰 사용만 단속하기보다는 자녀의 발달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