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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교육과 불평등] 고소득층 많은 학교, 성적 올려주기 더 심해

김성은 2023-03-30 00:00:00

SAT 점수는 그대로, 고등학교 성적만 상승
성적 인플레이션이 고소득층이 많은 학교에서 더 만연했다. 벨헤이븐힐스쿨 
성적 인플레이션이 고소득층이 많은 학교에서 더 만연했다. 벨헤이븐힐스쿨 

가구 소득이 많은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일수록 성적을 후하게 주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비영리교육정책 싱크탱크 포덤인스티튜트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수의 학생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에 상관없이 수업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 현상인 성적 인플레이션이 고소득층이 많은 학교에서 더 만연했다. 연구저자 아메리칸대학의 교육경제학자인 세스 거슨 박사는 합격 성적을 받은 많은 학생이 같은 과목의 학기말 시험에서 숙련도가 낮았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국가교육진도평가(NAEP)와 같은 공신력 있는 시험에서 비교할 만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고등학교 졸업률은 치솟았다. 최근 몇 년 동안 성적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정할 수 없는 추세가 우려를 낳고 있다. 거슨 박사는 “많은 고등학생이 학교의 학업과 출석 요구 조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도 졸업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SAT 점수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고등학교 평균 성적 

미국의 비영리교육단체이자 대학입시제도 SAT 시험출제기관인 칼리지보드의 분석가 마이클 후르비츠는 이전에 “SAT 점수는 몇 년간 정체되어 있지만, 고등학교 평균 성적은 꾸준히 상승하는 기이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가 특히 부유한 학교에서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대학입시의 우월성을 유지하는 데 대학입시위원회와 같은 기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그들은 GPA가 대학에서의 학업 성공의 정확한 예측 변수가 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SAT 점수는 몇 년간 정체되어 있지만, 고등학교 평균 성적은 꾸준히 상승하는기이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포덤인스티튜트
SAT 점수는 몇 년간 정체되어 있지만, 고등학교 평균 성적은 꾸준히 상승하는기이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포덤인스티튜트

성적 인플레이션, 어떤 학교에서 더 흔했나 

SAT를 치른 학생들의 데이터에 크게 의존했던 칼리지보드의 보고서와 달리, 거슨 박사는 2005년과 2016년 사이에 대수 1 과정에 등록한 100만 명 이상의 노스캐롤라이나 학생들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놀라운 점은 모든 학생의 성적이 같은 비율로 부풀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사 기간 부유한 학교의 평균 GPA는 0.27점 상승한 반면, 부유하지 않은 학교의 평균 GPA는 0.17점 상승했다.

이미 사회경제적으로 유리한 학생들에게 우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성적과 시험 점수가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선택적인 대학에 지원할 가능성이 적은 중산층 학생들과 저소득층 학생들 사이의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박사는 “대수 1은 다음 수학 단계로 가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수업이다. 수업 내용을 마스터하지 못했는데도 성적표에 합격점을 받는다면 추후 학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사 기간 부유한 학교의 평균 GPA는 0.27점 상승한 반면, 부유하지 않은 학교의 평균 GPA는 0.17점 상승했다. 포덤인스티튜트
조사 기간 부유한 학교의 평균 GPA는 0.27점 상승한 반면, 부유하지 않은 학교의 평균 GPA는 0.17점 상승했다. 포덤인스티튜트

연구에 따르면, 고소득층 학생이 많은 학교일수록 교사에게 C를 B로, B를 A로 올려달라고 요청하는 부모가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성적인플레이션에 대한 저서를 발표한 스튜어트 로즈택터 박사는 “많은 부유한 부모가 자녀의 미래의 직업적 이점을 위해 교육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반면 부유하지 않은 부모는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교에 요구할 에너지가 없다”고 교육매체 더74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소득에 따라 성적 인플레이션 격차는 확대 

성적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GPA가 학생들의 성취를 보여주는 가치 있는 지표라는 것에 동의한다. 미국연구소의 수석 부사장이자 SAT 개정을 도운 잭 버클리는 성적과 시험점수가 실제로 상호보완적이라는 데 동의했다. 다만 그는 소득 곡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격차에 대해 우려했다.

“평균적으로 현재 고등학교 성적은 대학 입학시험만큼이나 대학에서의 성공을 예측하게 해준다. 하지만 특정 유형의 학생에게 불균형적으로 이익을 주는 것은 결국 고등학교 성적의 장기적인 영향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말했다.

거슨 박사 또한 “학교 성적은 현재 아이가 무엇을 잘 하는지, 어느 분야에 도움이 필요한지에 관한 신호다. 이러한 현실적인 신호가 잘못된다면, 아이의 성공을 위해 좋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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