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청소년 마음건강] ADHD 진단, 자아정체성까지 바꿔 우울증 유발

ADHD와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ADHD 진단 그 자체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DHD인 사람에게 우울증도 발생할 가능성은 신경전형성인 사람에게 우울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훨씬 높다. ADHD 관련 서적의 저자이자 온라인 코칭 플랫폼을 운영하는 라라 호노스 소아정신과 박사는 많은 아이들이 ADHD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곧이어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고 말한다.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지 않고 결핍이나 장애 라벨이 붙여짐으로써 자신감과 동기가 손상되고 잠재적으로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호노스 박사는 ADHD와 우울증이 공존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우울증이 ADHD로 오진되는 것, 반대로 ADHD가 우울증으로 오진되는 사례도 많다고 말한다.

그는 한 ADHD 10대 소녀에게 왜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끝내지 않았는지 물었다. 티모시란 이름의 소녀는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더 이상 우울증을 느끼지 않았지만, 학교에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과제를 완료하고 수업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부모와 교사는 근본적인 문제를 이해하기를 원했다.

소녀는 “내가 한 과제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멈춘다”라고 말했다. 호노스 박사는 ADHD 때문에 일어나는 상황이 아닌, 낮은 자존감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ADHD 증상과 우울증 증상의 공통점 

주요 우울증을 진단하려면 적어도 2주 동안 대부분 시간 동안 우울한 기분을 경험하거나 거의 모든 활동에서 흥미를 상실해야 한다. 그밖에 다음 증상 중 4가지 이상을 보고해야 한다.

▲체중 감소 또는 체중 증가 ▲불면증 또는 과면증 ▲물리적으로 속도가 느려지거나 물리적으로 동요함 ▲매일의 피로와 에너지 손실 ▲가치 없는 감정과 과도한 죄책감 ▲집중하기 어려움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ADHD와 우울증은 증상이 겹치기 때문에 오진할 위험이 크다.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종종 ADHD 산만함으로 나타난다. 신체적 동요는 과잉행동과 거의 구별할 수 없다. 건망증과 낮은 동기부여는 ADHD와 우울증 모두에 존재한다. 우울증과 관련된 수면 문제와 식욕 감퇴는 ADHD 약물의 일반적인 부작용이다. 결과적으로, ADHD와 우울증은 종종 동시에 진단된다.

그의 또 다른 환자 조나단은 ADHD 진단으로 정체성에 변화가 생겼다. 자기자신에게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조나단이 호노스 박사를 찾았을 때, 그는 부정적인 자기 인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박사가 “ADHD 진단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였는가?”라고 묻자 조나단은 다음과 같은 대답을 했다.

“나는 느립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수준이 아닙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습니다”

“나는 뇌에 장애가 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나는 학교에서 힘들어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자기 인식이 부정적인 사람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박사는 “ADHD 진단은 종종 어린이나 성인의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영구적으로 뇌에도 영구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하며 “ADHD 진단은 우울증을 발전시킨다”라고 강조했다.

조나단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할수록 우울감이 생겼다. 그는 숙제를 하러 책상 앞에 앉아서도 자괴감에 빠졌다. 스스로에게 “난 할 수 없어. 난 ADHD가 있어”라고 말했다.

심리학 박사에 따르면, 행동과 감정은 기대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 ADHD라는 꼬리표가 부정적인 기대를 만들기 때문에 꼬리표 자체가 우울증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아이가 ADHD이자 우울증이라면?

자녀가 우울증과 ADHD 진단을 모두 받았다면, 증상을 관리하기 위해 5단계 계획을 고려할 수 있다.

아이의 재능을 확인하고 강조한다 : 호노스 박사는 ADHD로 인한 긍정적인 요인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ADHD이기에 생긴 다섯 가지 재능에는 창의성, 감정적 민감성, 대인관계 직관, 활력, 자연과의 연결이다. 그밖에 리더십, 강한 의지라는 재능도 얻을 수 있다. 아이가 자신의 재능을 인식하고 집중하도록 격려하면 동기부여와 자신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충동성과 과잉행동 균형을 위해 정서지능을 개발한다 : 아이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한편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고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화가 날 때는 “화가 나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게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인지행동 요법을 사용한다 : 만약 아이가 “나는 학교에서 다른 아이보다 잘 못한다”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질문해보자. “만약 같은 반 친구가 너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어떨까? 어떤 기분이 들까?” 아이들은 화가 날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이 스스로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잘 할 수 있다, 노력하면 된다라고 느끼게 해주자.

활동량을 늘린다 : 여러 연구가 운동이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우울증 증상을 완화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운동은 ADHD 치료제의 목표인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킨다. 방과 후나 숙제 시간 전에, 또는 아이들이 일과에 활동을 포함할 수 있을 때마다 적어도 30분 동안 걷거나 조깅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약물치료와 관련해서는 의사와 상의한다 :　최근 연구들은 심리 치료와 다른 치료법들이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우울증에 대한 항우울제만큼 효과적이라고 제안한다. 심각한 우울증에는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로 치료받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자살 시도율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종류의 약을 복용한다면,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