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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침공 20주년, 소녀들 교육은 어떻게 됐나

김성은 2023-03-20 00:00:00

유니세프 이라크 
모든 학년에 걸쳐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의 입학률이 현저히 낮으며, 아이들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이 나타났다. 유니세프 이라크 

20년 전 이라크 여성들과 소녀들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해방과 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약속받았다. 이라크 독립 미디어 플랫폼 JUMMAR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현실은 다르다.

2003년 3월 20일 바그다드 현지 시각으로 오전 5시 34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부시 정부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2001년 9·11 공격의 배후이며,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침공 한 달 만에 사담 후세인 정권은 무너졌다. 신속한 승리를 호언장담했던 미국은 2011년 12월에서야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JUMMAR에 따르면, 당시 15세였던 자이나브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학교를 다니던 평범한 소녀였다. 그는 매일 저녁 오늘이 학교에 가는 마지막 날일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떨었다.

이라크의 많은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자이나브가 다니는 학교는 모든 학생들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건물이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을 오전, 오후, 저녁 교대로 나누어야 했다.

그는 ”똑똑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었지만, 이라크에서는 언제나 자퇴를 염두에 둬야 했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 1년 뒤인 2004년 3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밝힌 비전과 현실은 거리가 멀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4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언급하며 "많은 어린 소녀들이 이제 학교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는 약 320만 명의 취학 연령의 이라크 어린이들이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니세프 이라크 
유니세프는 약 320만 명의 취학 연령의 이라크 어린이들이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니세프 이라크 

2004년, 이라크 교육부와 유니세프가 발표한 한 연구에서 모든 학년에 걸쳐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의 입학률이 현저히 낮으며, 아이들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년 동안 개선되지 않았다. 유니세프는 약 320만 명의 취학 연령의 이라크 어린이들이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제 성장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주 예산의 6%만 교육에 할당되었다. 소녀들에게 교육은 더 많은 경제적 기회를 만들 가능성을 열어준다.

자선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추산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15세에서 19세 사이의 소녀 14명 중 1명이 출산을 하는 등 소녀들은 중퇴할 위험이 높다.

2017년 기준으로 이라크의 여성 문맹률은 79.9%로 세계 평균 83.3%를 밑돌았다. 초등교육이 모든 아이에게 무료이고 의무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이라크 헌법 제34조가 있는데도 현실은 달랐다.

2003년 사담 후세인 정부가 무너졌지만, 기존 법이 하룻밤 사이에 바뀌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라크 학생들은 국제 원조와 투자만 유일한 문제인 것은 아니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말했다.

이곳의 여학생들과 일부 교사들은 온라인에서 억압을 강조하는 해시태그를 사용해 관련 경험을 공유한다. 예를 들어 #교육테러(educationalterrorism)와 #강제적 수단으로는 안 된다(notothecompulsoryvei)라는 태그를 다는 식이다.

학생들은 이슬람 개념을 퍼뜨리고 어린 학생들에게 히잡을 착용하도록 촉구하는 정당이나 종교 기관에 소속된 여성들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바그다드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하딜은 겨울에 아이에게 코트를 입으라고 일깨워줬다는 이유로 수업시간에 음악과 노래를 틀어주는 등 교수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고 학생 가족들로부터 폭행과 협박까지 당했다.

하딜은 “교사 보호법은 날 보호해주지 못했다. 단지 종이 위의 잉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사들은 일부 학생들을 합격시키도록 압력을 받기도 한다. 2003년 이후 각종 부패가 학교를 포함한 모든 기관에 퍼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육 기관은 종교 기관과 연결되고 운영된다. 내가 일하는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보통 하는 말인 '이슬람교 만세'보다는 '이라크 만세'라고 말하게 한다”며 “시대에 뒤떨어진 법과 관습에 직면해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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