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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도 의사할 수 있어요” 의사의 1%는 자폐

김성은 2023-03-15 00:00:00

자폐 인식에 대한 변화 일으키는 의사들
“자폐인도 의사할 수 있어요” 의사의 1%는 자폐
조사에 따르면 의사의 약 1%는 자폐 환자다. 자폐 및 신경다양성을 위한 협회

해외에서 자폐인 의사들이 자폐에 관한 인식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영국정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의사의 약 1%는 자폐 환자다. 많은 의사가 낙인이 찍힐까 두려워 동료들에게 자폐 진단을 숨기고 있었다.

자폐에 대한 편견이 일부 자폐 의사들의 정신건강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한편으로 일부 의사들은 자폐 진단을 알리고 자폐 인식에 대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27세의 의사 탈릴 자베다는 영국의 정신과의사대표협회(RC PSYCH)에 ‘아웃사이더의 실제 이야기’란 제목으로 자폐인으로서 의사의 삶을 털어놓았다. 그는 인생 내내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도 아웃사이더처럼 느껴졌다고 말한다. 그는 우연히 만난 의료전문가를 통해 ADHD 진단을 받았고 이후 자폐 진단을 받았다.

자베다는 “ADHD와 자폐에 대한 견해는 우리가 연구하는 것과 실제와 미디어에서 보는 것에 기초해 모든 의사의 견해였다. 어린 소년들이며 지나치게 활동적이고 짜증내고 진정하기 어렵고 발달이 느리고 언어지연, 공감능력 부족, 표현 부족, 눈 마주침 부족, 사회성 부족 등으로 대표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폐와 관련한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나는 자폐가 아니다. 유아기에 모든 발달이 빨랐고 언어지연도 없었으며 전혀 까다롭지 않았다. 학교생활도 훌륭했고 반복행동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기지 않고 걷기 시작했다. 말하기 시작할 때 단음절에서 세 단어로 금세 바꿨다. 어른들의 행동을 곧잘 따라했다”고 설명했다.

자베드 박사는 고기능자폐인이자 영국의 정신과의사다. 이는 독립적으로 살 수는 있지만 감각과부하, 의사소통 및 감정표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주의 내과의사 사라 버나드 또한 38세에 자폐 진단을 받았다. 그는 전화를 받거나 환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 감정과 표정이 일치하지 않아 오해를 살 때도 많았다. 수년에 걸쳐 버나드는 다양한 대본을 준비해 인지부하를 줄일 수 있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신경다양성에 대해 들어볼 수 없었다. 이제 자폐나 ADHD 등이 뇌기능의 정상적인 변화의 일부라는 신경다양성 개념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폐인도 의사할 수 있어요” 의사의 1%는 자폐
의학 교과서에서 자폐는 여전히 대부분 장애로 정의된다. 자폐 및 신경다양성을 위한 협회

여전히 자폐나 ADHD 등의 질환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신뢰할 수 있는 의료인으로서의 명성을 잃을까 우려한다.

몇 년 전 영국의 한 일반 개업의는 자신의 상태를 공유한 후 의료 교육 프로그램에서 배제되었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최근의 자폐 진단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의사로서 독립적인 훈련에 필요한 역량에 영구적인 손상을 초래하는 발달증후군이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자폐진단서비스의 임상 책임자인 코너 데이비슨은 “아직도 자폐 환자가 의사가 되기에는 너무 장애가 있거나 정신과 의사가 되기에는 충분히 공감하지 못한다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의학 교과서에서 자폐는 여전히 대부분 장애로 정의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뇌 차이로 인한 발달장애'로 규정하고 있다. 자폐 환자들은 반복적인 행동에 관여하고, 세부적인 세부 사항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바쁜 환경에서 과도하게 자극을 받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행동 중 일부는 자폐와 함께 진단되는 질병인 ADHD의 특징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 동안 자폐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가 퍼지고 있다. 코너 데이비슨은 “자폐인이 무언가를 계속해서 하는 것을 본다고 하자. 이는 인내, 끈기라고 부를 수도 있고 부적절한 반복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폐인은 세부 주제에 깊은 관심을 형성하여 연구와 건강 관리와 같은 분야에 적합하다.

연구에 따르면 자폐인 사람들은 종종 직장에서 지원이 부족하며, 이는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폐인 사람들은 자폐가 없는 사람들보다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4배 더 높다. 거의 절반이 심각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도전들은 때때로 자살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2014년 연구에 따르면 아스퍼거 증후군 성인의 66%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해본 적이 있고, 35%는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자폐가 장애라는 인식 때문에

여전히 자폐인은 의사가 될 수 없다는 오해가 많다

-영국자폐진단서비스 임상 책임자 코너 데이비슨

자베드는 자신의 환자들에게 ADHD와 자폐 진단을 알렸을 때 더 편안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비영리단체 ‘자폐 및 신경다양성을 위한 협회(STAND)’를 구성하고 신경다양성이 어떻게 보일 수 있는지 인식을 넓히고 있다. 의사 버나드는 국제자폐의사협회(ADI)의 호주 리더로서 “2년 전까지만 해도 다른 자폐 의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2020년 단체를 처음 만났을 때 전 세계에 이렇게 자폐인 의사가 많다는 것을 알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ADI는 자폐인 의사들이 건강 및 사회생활에서 직면하는 장벽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또한 신경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영국의 최고 정신의학전문기관인 왕립정신과대학과 협력했다. 지난해 8월 왕립정신과대학은 자폐인 의사들을 위해 평등 행동계획을 개정했다. 신경다양성 의사를 위한 조정 및 워크숍과 회의 접근성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자폐를 장애가 아닌 조건으로 부르는 등 중립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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