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로 공교육에 크게 실망한 부모들이 자녀를 차터스쿨로 전학시키는 사례가 늘었다. 차터스쿨은 대안학교 성격을 띤 자율형 공립학교다.
해외매체 The74는 캘리포니아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공립학교에서 차터스쿨로 전학시킨 사례를 알아봤다.
The74에 따르면, 타니샤 홀은 첫째 딸을 전통적인 공립학교에서 차터스쿨로 전학시켰다. 2020년 팬데믹 기간 따라이 다니던 조지워싱턴예비고등학교는 제대로 된 수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홀은 “아이는 맞춤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이었지만, 교사들로부터 어떠한 서비스나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홀은 2021년 봄 아이리드온라인공립차터스쿨로 전학시켰다.
로렌 필립스는 딸 롤라를 켄트우드공립학교에서 차터스쿨로 전학시켰다.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딸의 원격학습을 챙겨줘야 했다. 2021년 4월 다시 학교에 등교할 수 있었지만, 교실에서도 원격학습만 진행됐다. 필립스는 “학교에 가도 여전히 줌 수업을 한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원격학습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교육정책분석기관 PACE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 USC로시에 교육대학이 학부모 500명을 포함한 캘리포니아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모 4명 중 1명 이상이 코로나19 기간 자녀 학교를 옮겼으며, 대부분 전통적인 공립학교에서 차터스쿨로 전학했다. 특히 백인가정, 영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가정, 수입이 연간 15만 달러(2억 1,100만원) 이상인 가정에서 학교를 전학시키는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통적인 공립학교를 다니는 경우는 2021년 조사 대비 11%p 하락한 41%로 조사됐다. 반면 차터스쿨에 다니는 경우는 8%p 증가한 23%였다. 학부모의 71%는 차터스쿨을 지지했는데, 이는 2020년 대비 15%p 증가한 것이다.
학부모의 38%는 자녀가 특별한 교육을 경험하길 원해서 전학을 결정했다. 31%는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코로나19 관련 방역대책에 불만이 있었고, 30%는 정신건강이나 개별학습 지원에 불만을 나타냈다.
여론조사를 진행한 서던캘리포니아대학 교육학과 모건 폴리코프 부교수는 “학부모들의 전학 결정은 그들이 얼마나 실망했는지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차터스쿨은 정부지원금을 받아 비영리단체 등이 설립 운영하는 자율형 공립학교다. 정부 예산이 있지만, 자체적인 커리큘럼대로 운영할 수 있어 공교육 대안으로 떠올랐다. ‘미국의 대안학교’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로 등교를 하지 못하게 되자 대도시에서 시골로 이사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작은 학교’인 탓에 매일 등교가 가능하다는 이유였다. 마을교육이나 방과후 교실 등 돌봄체계를 잘 갖춘 대안학교 신입생이 부쩍 늘기도 했다. 불규칙한 등교와 원격학습에 질린 부모들이 교육 환경의 변화를 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