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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아동 생존권] 우크라 전쟁 1년간 지하에서 '960시간' 숨어지낸 아이들

김성은 2023-03-09 00:00:00

우크라이나 아동과 가족들이 지난 한 해 평균 약 920시간을 지하에 숨어 지내야 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아동과 가족들이 지난 한 해 평균 약 920시간을 지하에 숨어 지내야 했다. 세이브더칠드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났다. 국제아동권리 비영리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아동과 가족들이 지난 한 해 평균 약 920시간을 지하에 숨어 지내야 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발령된 공습경보 사이렌 횟수와 지속시간을 집계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발령한 공습경보는 총 16,207건에 달한다. 그리고 평균 약 1시간 동안 지속됐다. 공습경보는 민간인에게 미사일 공격이나 포격 위협을 사전에 경고해 대피를 알리는 사이렌이다. 지속적인 미사일 공격으로 아동과 가족들은 최대 8시간까지 지하에 갇혀 있었다.

2023년 2월 10일 기준,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와 24개 지역에서 공습경보는 총 22,995시간 울렸고, 각 지역당 평균 919.8시간을 기록했다. 동부 하르키우에서는 총 1,500시간, 1,700건의 공습경보가 발령됐으며, 남동부의 도네츠크와 자포리자 지역에서는 각각 1,100시간이 넘었다.

이에 우크라이나 아동과 그 가족들의 정신건강과 심리건강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무거운 대가(A Heavy Toll)’ 보고서를 발표하며, 우크라이나 아동이 경험하는 폭력, 가족이나 친구와 떨어진 채 이어가는 피난 생활, 교육에 대한 접근성 부족 등이 심리적 고통을 준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분쟁을 경험한 사람 5명 중 1명은 어떤 형태로든 정신 장애에 직면할 위험이 높다.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전선을 따라 지속적인 폭격이 이어지면서 해당 지역민들은 집을 버리고 지하 방공호에 머물러야 했다. 대다수 방공호는 전기, 물, 난방기구 같은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드니프로는 잦은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드니프로 외곽에 위치한 유치원에서는 공습경보가 울리면 약 200명의 아동을 대피시킨다.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대피 상황을 놀이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제 아이들에게 대피소로 이동하는 것은 매일 일상의 일부가 됐다.

수도 키이우와 같은 대도시는 지하 주차장이나 지하철 같은 시설로 대피한다. 미사일이 발사되면 가족은 물과 음식 등을 챙겨 지하철로 향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사무소장 소니아 쿠쉬는 "1년 전 전면적으로 확대된 분쟁은 우크라이나의 수백만 아동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수천 명의 가족들이 집을 떠나야 했고, 많은 아동들은 폭격과 미사일에 의해 집과 학교가 파괴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끝없는 죽는 것을 목격했다. 전쟁이 2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우크라이나 아동은 여전히 폭력의 파동을 마주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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