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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행위에 사용된 학습서비스 앱, 챗GPT로 사라질까?

김성은 2023-03-09 00:00:00

학습서비스 정보 신뢰도 AI챗봇보다 높아 vs AI챗봇으로 학습 풍경 바뀔 것
숙제를 도와주는 학습 서비스. 체그 
숙제를 도와주는 학습 서비스. 체그 

챗GPT의 등장으로 학생들이 AI챗봇을 활용해 대리로 숙제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술기업들이 AI챗봇을 감지하는 도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을 제기하며 지금의 열풍이 곧 사그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AI챗봇이 적어도 학교 과제를 지원하던 학습서비스의 종말만큼은 앞당길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질의응답 형식으로 학생들의 숙제 풀이 및 조사를 지원해 온 체그(Chegg)와 코스히어로(Course Hero) 등 학습서비스는 오랫동안 학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심지어 체그의 구독 서비스는 ‘체깅(Chegging)’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는 개시 이래로 줄곧 숙제 부정행위에 활용될 수 있다는 논란에 시달려왔다. 현재 체그 등의 구독 서비스의 비용은 현재 월 15.95달러 수준이다.

학생들의 62%는 학업정 성취와 재정문제가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했다. 체그 
학생들의 62%는 학업정 성취와 재정문제가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했다. 체그 

일부 교사들은 아이들의 가정 내 학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학습서비스를 반대해왔다. 하지만 AI챗봇의 등장으로 교사와 학습서비스 양쪽에 새로운 골칫거리가 나타난 모양새다.

학문적 부정행위를 고발하는 뉴스레터 치트시트(CheatSheet)의 운영자 데릭 뉴턴은 챗GPT와 같은 무료 AI챗봇으로 인해 학습서비스 산업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턴은 학생들의 학습서비스의 주된 이용 동기를 게으름과 준비 부족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숙제만 끝낼 수 있다면, 틀리거나 질 나쁜 대답에도 만족할 수 있는 학생 상당수가 유료인 학습서비스에서 챗GPT 등 무료 AI챗봇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챗봇, 온라인 교육산업 전체에 악영향

에드테크 칼럼니스트 필 힐은 학습서비스뿐 아니라 튜터닷컴과 같은 온라인 교육 기술 산업 전체가 알고리즘을 활용한 AI챗봇으로부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무료인 AI챗봇을 사용하면서 온라인 교육 서비스의 구매를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체그의 CEO인 댄 로젠비그는 에듀테크 전문매체 에드서지에 보낸 이메일에서 “챗GPT가 사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의견을 일축했다.

로젠비그는 “체그는 챗GPT의 기반 기술인 GPT-2를 학생들의 작문교육 서비스에 이미 활용하고 있다”며 “그뿐만 아니라 전체 서비스의 품질 개선 및 콘텐츠 개발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사용 중”이라고 덧붙였다.

"AI챗봇은 정답일 확률이 가장 높은 답을 제공한다.

부정확한 학습 정보를 얻게 될 위험도 있다"

-에드테크 칼럼니스트 맷 타워 

그러나 모든 사람이 AI챗봇의 영향력에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힐은 AI챗봇에 대한 체그 측 견해에 대해 순진하고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필은 “학습서비스 산업 투자자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는 AI챗봇의 잠재력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체그 측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교육산업 분석가이자 에드테크의 칼럼니스트인 맷 타워는 “체그는 챗GPT의 수익성 있는 고객이 될 것”이라며 체그의 학습서비스가 지닌 정보의 신뢰성을 강조했다.

타워는 “AI챗봇은 일종의 확률모델”이라며 “질문에 대한 정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답일 확률이 가장 높은 답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는 학습에 있어 부정확한 정보를 받아들일 위험을 초래한다. 따라서 체그가 보장하는 학습 신뢰성이 계속해서 AI챗봇으로부터 우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60%는 자주 혹은 항상 걱정을 느낀다고 말한다. 체그 
학생들의 60%는 자주 혹은 항상 걱정을 느낀다고 말한다. 체그 

그렇다면 학생들에게는 어떤 미래가 다가오고 있는 걸까. 미래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은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챗봇과 대화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타워는 이를 두고 보다 개인화된 형태의 학습 형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타워는 이런 것이 가능해지는 것에는 체그와 같은 학습서비스 회사들의 서비스 변화 양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진정한 변화 혹은 급격한 변화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치트시트의 뉴턴은 “학생들이 숙제를 베끼는데 체그를 사용하는 사례가 줄었다. 그렇다고 숙제 부정행위가 줄었다는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문제는 학생들이 과제를 앞에 두고 정직한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라며 “학생들의 근본적인 동기-숙제를 손쉽게 하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단지 그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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