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아이들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여러 차례 발표됐다. 심지어 ADHD 증상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학자 아리안 레스닉 박사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 식단을 먹는 것처럼 ADHD의 증상을 완화하려면 ADHD 식단을 지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식단으로 ADHD 아동의 증상 개선할 수 있나?
아직 과학적으로 표준화된 ADHD 식단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ADHD 증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단은 여러 차례 연구되어 왔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ADHD 증상을 관리하는 데에도 영양이 중요하다. 특히 철분, 마그네슘, 비타민 D와 같은 미네랄 함량이 ADHD 증상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연구진은 ADHD 아동이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으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학술지 《미국 아동청소년정신의학회지》에 발표했다. ADHD 증상이 있는 아이 1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한 아이가 ADHD 증상이 덜 심각했던 것. 특히 철과 아연 등 미네랄을 섭취한 경우 ADHD 증상이 크게 완화될 가능성이 3배 더 높았다.
레스닉 박사는 ADHD 아이에게 중요한 영양소 두 번째로 단백질을 꼽았다. 단백질을 우리 두뇌가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데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준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에는 달걀과 생선, 살코기, 견과류, 콩류 등이 있다. 이왕이면 유기능 식품으로 고르면 좋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 식단을 먹는 것처럼
ADHD 증상을 완화하려면 ADHD 식단을 지키는 것이 좋다"
-아리안 레스닉 식품영양 박사
복합 탄수화물은 뇌가 세로토닌을 배출하게 해준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특히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소화를 천천히 하게 해 빠른 감정 기복을 막아준다. 고구마와 비트 같은 뿌리채소, 현미와 퀴노아 같은 통곡물 등을 섭취한다.
오메가3 지방산 섭취는 ADHD 증상이 개선되는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모든 사람의 뇌 건강에 필수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ADHD 아동 및 성인은 체내 오메가3 지방산 수치가 더 낮다.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에는 연어, 농어, 굴과 새우 같은 갑각류이 대표적으로 있다. 그밖에 오메가3 지방산이 포함된 식물성 식품에는 치아씨, 아마씨, 호두, 콩이 있다.
집중력은 떨어지고 충동성 높아지는 음식은?
반대로 ADHD 아동이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은 음식도 있다. 지나치게 흥분하게 만드는 음식들이다. 가령 정제된 탄수화물이 있다. 단순 탄수화물인 설탕은 덜 먹는 아이에게 ADHD 증상이 더 적게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밀가루와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은 우리 몸이 세로토닌을 생산하게 하지만, 세로토닌이 천천히 그리고 안정적으로 배출되는 데 필요한 섬유질이 부족하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게 해 침착함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정제된 탄수화물에는 칩, 크래커, 스낵 등이 있다. 가공식품을 더 많은 먹는 사람들에게 ADHD 발병 정도가 더 높았다는 연구도 있다.
카페인은 집중력을 높이는 식품으로 알려졌지만, ADHD 아이에게는 금하는 것이 좋다. ADHD 약물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으며 초조함이나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식품 첨가물은 어린이의 ADHD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합성착색료가 ADHD의 주요 원인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연구는 합성착색료가 ADHD뿐만 아니라 모든 어린이의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가급적 첨가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식품첨가물은 가공식품에서 발견된다.
프랑스 영약학 전문의 로랑 슈발리에 박사는 《우리는 어떻게 화학물질에 중독되는가》 저서를 통해 색소로 쓰이는 식품첨가물인 타르트라진, 퀴놀린 옐로, 옐로오렌지S, 카르모이신, 아마란스, 레드알루아와 방부제 벤조산, 부산물, 상화방지제 BHA 등은 ADHD와 같은 행동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소아과학회(AAP) 또한 합성착색료가 ADHD 증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초등학교 주변에서 판매되는 캔디나 과자, 초콜릿 등 식품에는 합성착색료의 일종인 타르색소가 포함되는 실정이다. ADHD 증상이 있다면 가급적 인스턴트 식품, 가공식품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 위주로 신선한 식품을 섭취하며 식품첨가물 개수가 적은 식품을 고르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