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견 생소한 소아 우울증(depressive disorder). 아동에게 우울증이? 라는 생각에 놓치기 쉽지만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 친구 문제, 진로 문제 등 어쩌면 어른들보다 더한 스트레스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우울증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2021년 대한의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우울증 유병률 추정치는 4.6%로, 거의 100명 중 5명의 아이들이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더군다나 우울증은 아동에게 더 치명적이어서, 한번 나타나면 슬픔, 절망, 짜증, 활동에 대한 흥미 상실, 식욕과 수면 저하 등 다양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 아동 청소년 자살 원인 1위는 2010년 이래로 언제나 소아 우울증이 차지할 정도다.
어린이의 우울증 증상
미 텍사스대 정신의학과 교수이자 아동 정신건강 전문의 카렌 디넨 바그너(Karen Dineen Wagner)는 소아 우울증에 대해 다년간 연구했다. 다음은 바그너 교수가 말하는 어린이 우울장애의 증상이다.
- 잦은 슬픔 또는 짜증
- 한때 즐겼던 활동에 대한 흥미 상실
- 식욕과 수면 패턴의 변화
- 두통이나 복통과 같은 신체적 증상
- 집중하거나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음
- 이유없는 혹은 필요 이상의 죄책감
-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 혹은 충동
어린이 우울증의 원인과 대처법
바그너 교수는 학대, 방치, 부모의 이혼, 약물 등이 소아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아이들은 스스로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유전학, 가족력, 환경적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그너 교수는 소아 우울증의 치료에 이용되는 치료요법과 약물치료를 소개했다. 단 그녀는 아이들에게는 가급적 약물치료에 앞서 치료요법과 행동치료를 선행할 것을 주문했다.
인지행동치료(CBT): 이러한 유형의 치료는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부정적인 사고 패턴과 행동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은 그들의 감정을 관리하기 위한 대처 기술과 전략을 배울 수 있다.
대인치료(IPT): 이 치료는 우울증 증상을 줄이기 위해 의사소통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족치료: 이러한 유형의 치료는 아이와 그 가족 구성원을 포함하며, 가족 내 의사소통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치료: 심각한 우울증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 있다. 그러나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으며 자격을 갖춘 의료 제공자의 지침에 따라서만 처방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바그너 교수는 소아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우울증에 취약한 아이를 위한 심리적 지원은 물론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과 같은 건강한 습관을 장려하고, 필요할 때 전문적인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