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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립학교 학생 10명 중 1명 집중과외...실효성 논란 커져

김성은 2023-03-03 00:00:00

일주일에 한두 번의 수업만으로는 학업 성취도 상승이나 과제 평가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웨이크카운티교육구
일주일에 한두 번의 수업만으로는 학업 성취도 상승이나 과제 평가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웨이크카운티교육구

미국에서 학교별 깜깜이 과외 정책으로 과연 효과가 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떨어진 학업 성취도가 회복할지 의문이 제기됐다.

2022년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총 1,220억 달러의 연방복구기금을 공립학교의 과외공부 지원에 배정했다. 이에 대해 미겔 카르도나 교육부 장관은 성적이 뒤처진 학생들은 일주일에 최소 90분의 과외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백악관은 지난해 여름 방과 후 과외교사를 3년에 걸쳐 25만 명을 추가로 더 투입한다는 목표로 ‘학생 성공을 위한 국가 파트너십’을 시작했다.

이 과외공부 캠페인은 지금까지 성적이 낮은 학생을 위해 진행됐던 다양한 지원 정책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계획됐다.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두 번의 수업만으로는 학업 성취도 상승이나 과제 평가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반면 방과 후 매일 진행된 강도 높은 과외수업은 읽기와 수학에서 큰 진전을 기록했다.

이러한 ‘집중과외’는 마치 병원의 집중치료실에서 진행되는 치료와도 비슷하다. 일주일 1~2회 외래 방문으로 진행되는 통원치료와는 달리 집중치료는 단기간에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지만, 비용과 수고가 많이 들어간다. 집중과외는 학생 2~3명당 과외교사 1명이 투입되며, 매년 학생 한 명당 4000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비영리교육매체 헤칭거리포트는 “방과 후 과외수업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바이든 정부는 보다 집중적인 형태의 과외공부 지원 정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학교에서 집중과외를 시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어떤 종류의 과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학생들이 과외를 받고 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일단 교육부는 2022년 12월 전국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답변 일부분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설문조사는 완벽한 조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응답이 공개된 1,000개 학교들은 연방 당국이 조사한 2,400개 학교의 절반 미만이며, 심지어 응답 내용 중 일부는 일관성이 없고 혼란스러웠다.

그럼에도 그나마 확보한 데이터 중 가장 문제에 근접한 자료다. 조사에 따르면 5개 학교 중 4개 이상이 이번 2022~2023학년도에 전통적인 방과 후 숙제부터 집중적인 과외까지 최소한 한 종류의 과외를 제공하고 있었다. 방식은 다양했다.

학교의 37%는 학생들에게 집중과외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고, 59%는 표준적인 과외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22%는 자유로운 일정의 과외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고, 5%는 기타 다른 종류의 과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율의 총합은 100%를 초과하는데, 이는 일부 학교들이 여러 종류의 과외를 동시에 제공하는 데다, 과목별로 다른 종류의 과외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집중과외는 높은 비용을 요구하기에 각 학교의 모든 학생이 받고 있지는 않았다. 심지어 과외수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대답한 37% 학교에서도 과외를 받는 학생의 30%만 집중과외를 받고 있었다. 즉, 전국 공립학교 학생들의 10%만 집중과외를 받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학교들은 진단평가와 교사 추천에 기반해 학업이 뒤진 학생을 선별, 집중과외를 배정하고 있었다. 일부 학교는 부모가 별도로 요청한 아이들에게도 집중과외를 배정했다.

전국적으로 더 많은 수의 학생들이 표준 과외(14%)와 자기 페이스의 과외(19%)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둘다 시행 비용이 훨씬 덜 들지만,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는 근거가 빈약하다.

얼마나 많은 과외가 직접 이루어지는지, 온라인으로 얼마나 전달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자율학습은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통해 학습지도와 실전문제를 혼합해 진행된다. 그러나 표준 및 집중과외는 모두 직접 혹은 가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양쪽 모두 수업시간이나 방과 후에 진행할 수 있다.

헤칭거리포트는 “보고서에서 우려스러운 점은 집중과외를 제공한다고 대답한 학교의 13%가 일주일에 한두 번만 과외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실시해야 하는 집중과외의 성격을 벗어난 방식이다”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산하 연구기관인 교육과학연구소(The Institute of Education Sciences)는 전염병 기간 교육과 학습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추적하기 위해 학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달 진행되는 이 조사는 원격교육 실황부터 격리로 인한 학습 지연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12월 조사는 집중과외에 초점을 맞췄으며, 이것은 2022~2023년 동안 2,400개의 학교에서 진행된 일련의 조사 중 마지막이었다. 교육과학연구소는 2023년 가을부터 새로운 학교 집단을 편성, 조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중요한 사안은 각 학교 교장들이 학생들의 절반(49%) 가까이가 팬데믹 기간 동안 성적이 떨어졌다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이는 유행병 이전의 36%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따라서 집중과외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한다 해도, 학생들의 10%에만 시행되는 이상 도움이 필요한 모든 학생에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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