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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5개월간 교사 없이 특수학급 운영

김성은 2023-03-03 00:00:00

특수교육 교사 공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홀리그로브 초등학교
특수교육 교사 공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홀리그로브 초등학교

교사 부족, 그중에서도 특수교육 교사는 많은 국가에서 부족하다.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은 특수교육 교사 공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헬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웨이크 카운티에 위치한 홀리그로브 초등학교는 특수교육 교사 없이 특수학급을 5개월간 운영하고 있다.

약 5개월 동안, 학교는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자폐이자 발달장애가 있는 11세 니코의 엄마 카린 모사를 포함해 부모들은 학교에 교사 고용을 요구했다. 지난 8월에는 주 교육감인 캐서린 트루잇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카린 모사는 “아들은 개인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특수교육 교사가 없는 환경에서 의무 서비스가 제공될지 걱정이다. 교사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트루잇 교육감은 홀리그로브 공립초등학교가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무상의 적절한 공교육'을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연방법인 장애인교육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학교가 적절한 훈련과 교육, 인증을 받은 특수교육 교사가 아이들을 교육해야 하며 적절한 학습 시설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감은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회신했지만, 곧이어 카린 모사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가 자격을 갖춘 교사를 고용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시도하고 있다면 부모에게 법적 권한이 없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교육감은 “웨이크카운티에 증가하는 인구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충분한 교사가 특수교육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각 주는 연방법에 의해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접근가능하고 의미 있는 교육을 제공하도록 요구된다. 학교들이 노동 문제에 직면해 있을 때조차도 그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고 옹호자들은 주장한다. 게다가 현재 특수 교사 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랜 기간 지속되어 왔고,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다.

니코는 자폐와 발달장애가 있다. 지난 7월부터 니코가 다니는 특수학급에는 전문 교사가 상주하지 않는다. 카린 모사
니코는 자폐와 발달장애가 있다. 지난 7월부터 니코가 다니는 특수학급에는 전문 교사가 상주하지 않는다. 카린 모사

장애권리교육팀의 변호사 버지니아 포그는 “교육 제공은 학교의 기본적인 의무다. 교육청의 반응에 매우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충분한 돈을 지불한다면 빈 자리를 채울 것이다. 교사 공석을 메우기 위해서는 급여에 인센티브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수교육 교사가 아닌 사람을 특수교육 교실로 보내거나 특수교육 지도를 해달라고 할 수는 없다. 오로지 특수교육 전문 교사가 맡아야 할 학급이자 수업이다”고 말했다. 

아동권리위원회의 교육법 프로그램 책임자 케이틀린 왈란 존스는 특수교육 교사는 장애 아동을 위한 지식과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수교육 교사로서 자격증을 제대로 취득하지 못했다면 대체 경로를 통해 취득한 자격증도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증 과정의 교사는 취직할 수는 있지만 멘토십과 전문성 개발을 받아야 하고, 자격증 없이는 3년 이상 그 역할을 할 수 없다. 교사 부족 상황에서 공공교육부는 이러한 방안을 학교에 조언한다. 이에 따라 옆 학교의 공인된 특수교육 교사가 자신의 학교 특수학급과 교사가 없는 특수학급을 동시에 맡기도 한다. 두 학급을 번갈아 방문하며 교육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대체자가 감독하는 식이다.

공공교육부 블레어 로즈 대변인은 “웨이크 카운티의 상황은 빈 자리가 채워지는 동안 장애 아동의 학습 손실을 완화하기 위한 선의의 노력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체자가 장애 아동을 관리하는 현실에 회의적인 사람도 많다. 왈란 존스는 “어떻게 그런 해석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에게 실제로 특수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연방법을 따르고 특수교육 교사 자격을 갖춘 사람이 상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교사 부족에 직면해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저임금으로 손꼽힌다. 전국교육협회 자료에 따르면, 주에서 교사의 평균 초임은 37,127달러로 전국에서 45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 교육부는 1년 중 첫 등교일과 40일에만 일자리 결원 자료를 수집하고 실시간은 수집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 정부가 결원을 게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자리 대시보드인 TeachNC.org는 주 전역에 걸쳐 수천 개 결원을 보여준다. 그중 수백 개는 특수교육 교사와 교육지원 직원 자리다.

웨이크 카운티 또한 전망이 어둡다. 교육구 취업 사이트에 따르면, 543개 교직 자리가 열려 있고, 약 120개 특수교육 교사 자리가 있으며, 교육지원 직원 자리는 거의 400개에 달한다.

비록 일반적인 교사 부족과 함께 발생하고 있지만, 해당 분야 사람들은 특수교육 교사 부족이 더 복잡하고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여러 구조적 문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우선 전문교사 자격증은 다른 교사 자격증보다 취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교육학 교수인 카라 흄은 “사람들에게 덜 매력적으로 보이는 특수교육 교사가 되려면 더 오랫동안 헌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특수교육 교사가 줄어드는 비율이 일반 교사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특수교육 교사들은 종종 학교 행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보고한다. 전문성을 지속해서 개발해야 하는데 자원이 부족하고, 학생 한 명당 감당해야 하는 행정서류 업무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과 함께 일하는 많은 다른 전문가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치료사나 다른 건강관리 제공자들과 조정하고 학생들이 음악, 미술 등 기본적인 학교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른 일반 교사와 조율해야 한다.

특수교육 교사가 상주하지 않는 학급의 장애 아동은 전문 교육을 놓칠 수밖에 없다. 장애아동을 지원하고 옹호하는 퍼스트WNC의 재닛 페럴 전무이사는 학교보다 집에서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도록 강요받거나 하루 수업을 단축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전문교사는 물론 장애아동의 하루 일과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원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에듀케이션NC의 보고에 따르면, 2008-2009학년도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약 9,400명의 교사 지원 인력을 잃었다.

1970년대 이전 미국의 많은 공립학교가 장애 아동이 학교에 다니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그 이후로 연방정부와 주 정부는 교육구가 장애 아동을 수용하고 교육을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문제는 이러한 법률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완전히 구현하기 위한 충분한 자금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5개월간 교사 없이 특수학급 운영
니코는 발작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외출할 때는 헬맷을 착용해 미연의 사고를 방지한다. 카린 모사

특수교육 교사와 교사지원 인력의 잦은 이탈로 피해는 장애 아동이 오롯이 받는다. 듀크대학의 아동법클리닉 소장인 크리스탈 그랜트 교수는 “난독증이 있는 아이는 읽기 전문가와 일대일 수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학교에 독서전문가가 없다면 아이는 요구에 맞는 교육을 받는 거라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수는 “자폐이자 발달장애인 니코가 수업 중에 발작을 일으킨다면 새로운 지원인력이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까? 약이 어디있는지, 어떻게 먹여야 할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랜트 교수는 비단 특수교육 교사 부족만의 문제가 아닌 교육 격차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부유한 주민이 거주하는 카운티는 저소득층 카운티보다 학교에 더 많은 비용을 내고 이는 결국 학생들의 교육 경험과 학습결과에 큰 격차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학교기금이 적은 탓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아이들 중 일부는 장애 아동이다. 의회는 장애인교육법에 전액 자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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