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보고서를 발간하며 십 대 소녀들 사이에서 성폭력, 자살, 그리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 발병률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ADHD 소녀의 경우 발병률이 더욱 높아 우려를 사고 있다.
CDC의 청소년 및 학교 보건 부서 책임자 캐슬린 에티어는 “미국의 십 대 소녀들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슬픔, 폭력, 트라우마에 빠져 있다”며 “젊은이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CDC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들 사이에서 강간, 우울증, 자살, 그리고 사이버폭력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CDC 보고서는 2022년 ADHD와 신경다양성 전문매체 애디튜드가 간병인 1,1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반영했다. 조사에서 ADHD를 앓고 있는 십 대 소녀의 75%가 불안감이 있으며, 54%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14% 이상이 수면장애, 거의 12%가 섭식장애 였는데, 이는 미국 전국 여성의 평균보다 3배 높은 수치다.
가장 최근의 청소년위험행동조사(Youth Risk Behavior Survey)에 기초한 CDC 보고서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험도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특히 여학생의 위험도가 더 높아진 것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거의 60%의 십 대 소녀들이 지난 1년 동안 지속적인 슬픔과 절망감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이는 10년 전에 보고된 비율의 두 배, 그리고 남자아이들의 두 배다. LGBTQ+ 청소년의 경우, 이 숫자는 놀랍게도 70% 이상 더 높았다.
- 지난 1년 새 자살시도를 심각하게 고려한 소녀는 3명 중 1명으로 10년 전보다 거의 60% 증가했다.
- 최소한 10명 중 1명의 소녀가 지난해 자살을 시도했다. LGBTQ+ 청소년의 경우 5명 중 1명 이상이었다.
저명한 정신건강 전문가 스티븐 힌쇼 박사는 애디튜드가 주최한 웹세미나 'ADHD 소녀와 여성들'에서 “ADHD 소녀들의 18%가 신경전형성 친구들보다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3~4배 더 높고, 자해행위를 할 가능성이 2.5배 더 높다”고 말했다. 반면 남학생의 경우 지난 2~3년 사이 자해행위를 한 비율은 9%였다.
힌쇼 박사는 ADHD를 앓고 있는 십 대 소녀들 사이에서 우울증, 자해, 자살률이 증가하는 원인은 신체적 학대, 성적 학대 또는 방치와 같은 학대 이력뿐만 아니라 잘못된 반응 억제제 사용과 또래 피해(왕따, 따돌림)라고 말했다.
급격히 증가한 성폭력
CDC 보고서의 더 걱정스러운 발견 중 하나는 십 대 소녀들 사이에 성폭력이 급격히 증가한 점이다.
CDC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 최근 소녀 5명 중 1명이 성폭력을 경험했다.
- 응답한 14%가 성관계를 강요받았다. 지난 2년 새 27% 증가한 수치다.
- 특히 인디언이나 알래스카 원주민 소녀의 경우 18%로 급증했고, LGBTQ+ 청소년의 경우 20%에 달했다.
에티어는 언론 브리핑에서 “당신이 아는 십 대 소녀 10명 중 적어도 한 명 혹은 그 이상이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성폭력의 만연은 십 대 소녀들 사이에서 공포와 불안을 야기한다. 애디튜드 조사에 따르면, 20%의 소녀들이 신체적 또는 성폭행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했다. 반면 소년들의 경우 7%만 불안감을 나타냈다.
성폭력과 관련한 CDC의 연구 보고는 다음과 같다:
- 최근 30일 동안 안전 문제로 학교에 가지 않은 여학생의 비율은 10%였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거의 두 배이다. 남학생도 7%나 됐다.
- 학교 기피율은 신경전형성 학생보다 LGBTQ+ 학생이 14%, 인디언과 알래스카 원주민 학생이 13%, 흑인 학생이 12% 더 높았다.
아동 정신전문가 셰릴 체이스 박사는 애디튜드 웹세미나 ‘스트레스와 외상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서 “발달 중인 뇌의 전두엽 피질은 특히 스트레스의 영향에 민감하다”며 “ADHD 아이들은 외상성 스트레스의 영향에 훨씬 더 민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성폭력의 트라우마가 지속적인 상처를 남기는 셈이다.
사이버폭력, 소녀들 사이에서 두 배 증가
CDC 보고서에 따르면, 소녀들은 왕따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 5명 중 1명의 소녀들이 문자와 SNS를 통해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는 사이버 폭력을 당한 소년들의 거의 두 배다.
- 학교에서는 여학생 17%, 남학생 13%가 지난 1년간 학교에서 왕따를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ADHD 십 대는 왕따의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 애디튜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ADHD를 앓고 있는 소녀들의 60%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으며, 58%가 SNS에서, 44%가 문자 메시지 등으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
아동정신과 전문의 샤론 셀린 박사는 “신경다양성 아이들은 종종 특이하고 다르게 보인다”며 “이런 아이들은 사회적인 교류를 놓치고, 괴롭힘을 경험하고, 또래 사이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CDC 보고서의 저자들은 89페이지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젊은이들은 당장 도움이 필요할 수준의 고통을 집단적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CDC는 학교들이 작금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사려 깊게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국립 PTA의 애나 킹 회장도 “학교는 건강과 연결성을 증진하고 학생들 사이의 보호요소를 촉진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양질의 건강교육을 시행하고, 젊은이들을 필요한 서비스에 주선해주며, 학교 환경을 더 안전하게 가꾸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