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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다양성] 저민감 감각처리장애 아동에겐 ‘감각 식단’이 좋다?

김성은 2023-02-28 00:00:00

감각처리장애 아동의 감각 경험의 개선을 위한 ‘감각적 식단’ 세인트조지몬테소리 
감각처리장애 아동의 감각 경험의 개선을 위한 ‘감각적 식단’ 세인트조지몬테소리 

감각처리장애 아이들은 집중하고, 숙제하고, 학교에 등교하려면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작가이자 기고가, 그리고 감각처리장애와 ADHD 증상을 지닌 딸을 둔 엄마인 제니퍼 게이 서머스는 신경다양성 전문매체 애디튜드(ADDITUDE)에 기고한 칼럼에서 감각처리장애 아동의 감각 경험의 개선을 위한 ‘감각적 식단’을 제안했다.

서머스는 “딸을 학교에 보내는 것은 엄마가 된 후 가장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를 학교에 머무르게 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1학년 수학시간, 선생님이 덧셈을 가르칠 때, 아이의 생각은 교과서에서 벗어나 창밖의 꼬불꼬불한 나뭇가지가 있는 나무로 향했다. 그것을 그리는데 정신이 팔려서 수업을 놓쳤고, 결국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졌다”고 덧붙였다.

학교가 끝난 후 아이는 도마뱀을 쫓고 나무를 오르는 동안에는 즐거워했다. 하지만 서머스가 숙제를 상기시키자 아이는 소파로 가서 쿠션에 머리를 들이박곤 했다.

서머스와 남편은 딸을 위해 아동 심리학자에게 정식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아동 심리학자는 ADHD 진단을 내리고, 신경정신과 전문의에게 약물과 상담을 받을 것을 추천했다. 아이가 신경정신과 사무실을 뛰어다니며 장식품을 만지작거리는 동안, 전문의는 ADHD 아동을 위한 약물치료를 권고하는 한편, ADHD와 함께 자주 발생하는 감각처리장애(SPD)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의는 감각처리장애 아동은 감각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업치료(Occupational therapy)를 비롯한 감각통합치료가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감각처리장애를 위한 작업치료

작업치료 교실은 공 구덩이와 마구가 달린 그네, 트램펄린이 완비된 예쁜 운동장처럼 보였다. 서머스의 딸이 구덩이에 뛰어들어 몸을 던지고 놀자, 대기하고 있던 직업치료사가 진단을 내렸다. 감각처리장애가 있었고 저혈당, 저수용성, 저촉성이었다.

몸에 부족한 감각인 중력, 즉 공간 속에서 몸을 느끼는 감각과 무언가를 만지는 것을 갈망했던 것이다. 결국 아이를 불안하고 충동적이며 지나치게 활동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직업치료사는 학교생활을 위해 일련의 ‘감각적 식단’을 작성했다. 서머스는 아이가 2학년을 마칠 무렵까지 이 감각적 식단을 성실하게 유지했고, 아이가 무사히 학교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은 서머스의 딸에게 효과가 있었고, 다른 감각처리장애 아동에게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몇 가지 ‘감각적 식단’이다.

1. 아침에 일어날 때: 부드럽고 무거운 담요를 사용해 아이를 감싸서 흔들어준다. 담요 타기는 아침을 시작하는 좋은 활동이 될 수 있다. 아이에게 재미있는 담요 타기 경험과 함께 마음을 진정시키는 압박감을 줄 수 있다. 담요 타기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담요를 단단히 감싸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2. 아침 및 점심식사를 할 때: 너무 많은 감각을 차단하기 위해 빨대를 준비한다. 서머스의 딸은 빨대로 시리얼 우유를 마시는 것을 좋아했는데, 아이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입에 감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했다. 당근, 프레첼, 육포 등 쫄깃하고 아삭아삭한 식감의 점심과 간식은 바람직한 자극을 줄 수 있다.

3. 학교에 갈 때: 아이가 학교에 갈 때 적당하게 무게가 나가는 배낭을 메거나 끌고 가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정글짐이나 그네 등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일찍 도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딸과 서머스는 교실 밖 잔디밭에서 손을 잡고 대여섯 번 원을 그리며 돌며 놀곤 했다. 이렇게 원 그리며 돌기(스피닝)는 아이에게 부족할 수 있는 전정감각을 주었고, 교실에서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4. 수업을 받기 위해: 아이가 수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발을 찰 수 있도록 의자 바닥에 저항밴드를 묶거나 고무 스파이크가 있는 촉감 쿠션에 앉도록 한다. 또 다른 유용한 도구는 촉각을 제공하는 작은 물체인 ‘지느러미’다. 서머스의 딸이 가장 좋아하던 도구는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스퀴즈볼이었다.

5. 방과 후 감각활동: 습하거나 건조한 촉각활동을 제공한다. 서머스의 딸은 모래밭에서 편지를 쓰고, 면도크림으로 단어를 그리고, 골판지 상자로 만든 요새에서 숙제하는 것을 좋아했다. 대사나 시를 외워야 할 때면 트램펄린에 뛰어올라 큰 소리로 읊조리며 콩주머니를 던졌다. 그 리듬은 단어를 기억 속에 각인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서머스는 덧붙였다. “오늘 아침, 차 안에서 딸은 껌을 씹었다. 이것은 감각을 가다듬는 행동이었다. 아이는 손가락으로 노래의 박자를 느끼면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학교에 가기 위한 정신적인 준비를 했다”며 “아이가 정말로 학교에 가고 싶어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하루를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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