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학생들의 인종과 민족에 따라 대학 학위 취득률이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영리교육매체 헤칭거리포트 분석에 따르면, 인종과 민족에 관계 없어 대학 학위 취득이 늘고 있지만, 특히 백인과 아시아계 미국인이 흑인, 히스패닉인, 원주민보다 대학 학위를 보유하거나 취득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대학 학위는 대학 입학과 졸업 두 단계를 포함한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백인, 흑인, 히스패닉 미국인이 거의 같은 비율로 대학에 입학했고 아시아계 미국인이 더 높은 비율로 대학에 입학했다.
비영리단체 전국학생정보연구센터는 미국 학위 수여 대학의 학생들의 97%를 대표하는 3,600개 이상의 기관에서 제출한 데이터를 종합해 대학교육의 추세를 모니터링했다. 대학 입학, 학업 유지, 그리고 졸업이 인종과 민족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기 위해 DEI 데이터 랩 사이트를 시작했다.
센터의 추정치에 따르면, 2011년 미국의 2,060만 명의 대학생 중 60% 이상이 백인이었다. 오2020년까지 전체 대학생 수는 1780만 명으로 감소했고 백인 학생의 비율은 52%로 9%p 가까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히스패닉 학생 비율은 14%에서 21%로 증가했고, 흑인 학생 비율은 14% 미만으로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은 대학 인구의 5%에서 7%로 증가했다.
다만 2011년은 5개 대학 중 1개 대학만 학생들의 인종과 민족을 보고했기 때문에 대략적인 추정치만 알 수 있다. 오늘날에는 5개 대학 중 3개 이상이 보고하고 있다.
헤칭거리포트는 대학 입학에 인종 및 민족 집단의 인구 비율이 반영되는지 분석한 결과 아시아계 미국인은 인구 비율 대비 입학률이 높고 히스패닉계 미국인은 인구 대비 입학률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미국노동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계 청년들의 대학 진학률이 2008년 불황 이후 향상되었고 백인의 대학 진학률에 거의 근접했다.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계 청년의 약 60%가 대학 학위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대학 진학률은 80% 이상으로 이보다 훨씬 더 높다.
사회적으로 일자리가 풍부할 때, 저소득층 학생들은 대학 진학을 미루고 취직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빈곤율이 더 높은 흑인과 히스패닉 청년들의 대학 등록을 감소시킨다.
실업률이 높을 때는 더 많은 청년들이 대학, 그중에서도 2년제 지역사회 대학에 등록한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많은 청년들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대학을 그만두었다.
그렇다면 대학을 졸업해 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어떨가? 루미나재단에 따르면, 대학 학위를 가진 미국인의 비율은 2009년 38%에서 2021년 거의 46%로 8%p 상승했다. 8%p 상승은 흑인과 백인 성인 모두에게 동일하게 나타났다. 다만 인종적 격차는 지속되고 있었다. 2021년 원주민 청년 25%만 대학 학위를 취득한 데 반해 아시아계 청년은 66%가 학위를 취득했다. 히스패닉계는 28%, 백인은 50%가 학위를 취득했다.
루미나재단의 데이터 및 연구 최고책임자인 코트니 브라운은 등록금이 인상되는데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각종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입학 이후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부터 생활비, 상담사 지원으로 성공적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대학의 배려가 있다는 것. 그런데도 여전히 인종과 민족에 따라 대학 학위 취득에는 격차가 남아있었다.
전국학생정보연구센터 DEI 데이터 랩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분명히 드러났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대학 입학 6년 이내에 학위를 취득했는지 확인한 결과 2010년 가을에 대학에 입학한 학생 중 백인 학생의 62%가 2016년 여름까지 학위를 마쳤다. 반면 같은 기간 학위를 마친 흑인 학생은 39%에 불과했다. 23%p 격차가 나는 것으로 많은 흑인 학생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대학을 중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2015년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학위 취득은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격차는 계속되고 있다. 2021년 여름까지 학위를 마친 백인 학생은 70%에 가깝지만, 흑인 학생은 45% 정도다. 백인과 흑인의 대학 학위 취득률 격차는 23%에서 23%로 약간 더 벌어졌다.
헤칭거리트는 흑인, 히스패닉, 원주민 학생들에게 대학을 졸업해 학위를 취득하는 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유가 장학금이 적고 지원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사회 대학에 다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9일 발표된 갤럽과 루미나재단의 공동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학생의 21%가 대학에서 자주 또는 가끔 차별을 느끼며 45%는 지난 6개월간 자퇴를 고려한 적이 있다.
루미나재단의 브라운 책임자는 "흑인 학생이 훨씬 더 많은 차별에 직면하며 여러 가지 책임을 지고 있다. 흑인 대학생이 아이를 가질 가능성이 더 높다. 풀타임으로 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학사 과정을 마치기란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