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모두 가진 어린이는 두가지 질환 중 하나만 있는 어린이보다 불안, 우울, 발달지연, 학습장애 및 기타 정신건강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
2016~2018년 진행된 미국국립어린이건강조사에서 수집된 3~17세 어린이 60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온 결과다. 조사대상 어린이 600만명 중 자폐 아동 94만9,367명이었고 ADHD 아동은 457만320명, 자폐와 ADHD 둘다 있는 아동은 740만816명이었다.
자폐와 ADHD 둘다 해당되는 아이들은 ADHD가 아닌 자폐 아동보다 불안장애가 있을 위험이 4배, 우울증이 있을 가능성이 3배 더 높았다. 또한 자폐가 아닌 ADHD 아동보다 학습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4배, 발달지연 가능성이 7배 높았다.
뉴저지주 뉴브런즈윅에 위치한 럿거스대학 소아과 연구원인 미리암 카세우스 박사는 “자폐와 ADHD를 동시에 가진 아이들에게 우울증이나 불안감이 생길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안다면,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치료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ADHD이자 자폐인 소년은 ADHD이자 자폐인 소녀보다 행동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ADHD이자 자폐인 청소년은 ADHD가 아닌 자폐인 청소년보다 항정신성 약물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더 컸다.
연구진은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아이들이 한 가지 조건만 갖춘 아이들보다 공적·사적 건강보험에 모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퍼듀대학의 심리학 부교수인 사라 카랄루나스는 “자폐와 ADHD를 함께 진단받은 그룹에서 정신건강 장애가 현저하게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임상의들이 조기에 개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카세우스 박사 또한 자폐와 ADHD를 모두 갖춘 아이는 정신건강을 치료하기 위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사는 자폐와 ADHD의 공통점을 추가적으로 연구해야 치료 계획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진은 향후 반복적인 행동을 비롯해 몇 가지 특성이 자폐와 ADHD 모두에서 발생하는 이유를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격월로 발간되는 의학저널 《자폐연구(Autism Research)》 1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