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외양간이던 공간은 강의실이 됐다. 농장에 스터디 센터를 지은 블랙마운틴칼리지 캠퍼스 이야기다. 웨일즈의 블랙마운틴칼리지 캠퍼스는 기후 비상사태에 적응하는 것을 교육 목표로 설립됐다.
학생들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후학위 과정이 마련되어 있다.
인도 작가 아미타브 고시의 저서 《The Nutmeg’s Curse》를 핵심 강의안으로 삼고 최신 기후과학과 신경과학, 환경, 역사, 비판적 사고를 특징으로 하는 융복합 교육과정으로 진행된다.
3년 전 동료 작가 오웬 시어스와 함께 대학을 설립한 작가이자 사상가인 벤 롤런스는 “앞으로 모든 기업과 조직은 기후에 민감한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필사적일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이 가능한 인력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대학에서도 기후변화와 관련된 수업을 도입하는 추세다. 바르셀로나 대학은 2024년부터 기후위기에 관한 필수 과정을 도입하라는 학생 운동가들의 요구를 반영하기로 했다.
롤런스는 “영국의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지구적 비상사태에서 대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현재 대학교육은 기후변화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부적합하다”며 “기후적응에 특화된 과정으로 대안을 제공하는 새로운 대학을 설립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과학 문제가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랙마운틴 칼리지는 브레콘 비콘스의 탈가르트 외곽에 있는 120에이커 규모의 농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 헤이온와이, 브레콘 및 인근 마을에서 더 많은 교육과 단기 과정을 제공한다.
2019년 개교 이후 국립복권공동체기금(웨일스)과 브레콘비콘스 국립공원의 지속가능발전기금의 스타트업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개인 기부금 25만 파운드를 모금했다. 현재 정규직 직원 4명과 시간강사 12명이 근무 중이다.
카디프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인증한 기후학위 과정뿐만 아니라, 재생 농업, 나무무역 등 기후위기에 적응할 수 있는 살용적이고 친환경 기술을 가르치는 과정이 무료로 제공된다.
임업 교육과정을 수강하기 위해 스페인어 및 프랑스어 교사 경력을 중단한 프리야 도시, 디자인 스튜디오 감독직을 그만두고 기후위기 수업을 듣는 루이스 윌리엄스 등 블랙마운틴칼리지만의 특화된 교육을 듣기 위해 이곳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프리야 도시는 “자연과 접촉하는 일을 하고 실용적인 기술을 배우는 것을 꿈꿔왔다. 블랙마운틴 칼리지는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루이스 윌리엄스는 “이곳에서 배우는 모든 것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암기하고 시험 보는 것이 아닌 경험과 지식, 열정이 쌓아간다”고 말했다.
스완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던 네이선 존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이곳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좀더 윤리적인 방식으로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숲학교 지도자로 일하던 조니 데이비스는 “아이들에게 기후위기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모른다. 화석연료 투자를 포기하는 대학도 있지만 이제는 기후를 빼놓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새로운 대학을 설립할 때는 올바른 방향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