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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수업, 학업성취도부터 집값까지 영향 미쳐

김성은 2023-02-24 00:00:00

주 4일제 수업이 교사 보유율과 학업성취도에도 부정적인 역할을 미쳤다. 세인트조지여학교
주 4일제 수업이 교사 보유율과 학업성취도에도 부정적인 역할을 미쳤다. 세인트조지여학교

미국에서 발표된 최근 연구에서 주 4일 수업이 지역 부동산 시장 등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교사 보유율과 학업성취도에도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가 진행된 미 콜로라도주 브라이톤의 27J 교육구는 약 2만 2,6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있는 콜로라도주 최대 학군이다. 덴버 북쪽의 브라이튼과 커머스 시티, 그리고 손턴을 포함한 이 지역은 2018년, 교사 월급 인상을 위한 지방세 인상안이 여섯 번이나 부결된 후 주 4일제 수업을 시작했다.

연구에 따르면 주 4일 수업이 집값 하락을 불러일으켜 낮은 세수를 유발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부족해진 세금 수입은 상대적으로 낮은 교직원 임금으로 이어졌으며, 적은 연봉에 불만을 품은 교사들의 이탈로 최종적으로는 해당 교육구의 평균 학업성취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었다.

연구는 주 정부가 제공한 포괄적인 부동산 시장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집 구매 대출금 지불 비용의 평균값과 함께 주택 소유주들이 부과받은 과세가 변화폭을 조사했다.

그 결과 27J 교육구의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이웃 지역에 비해 상승률이 낮았던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질적으로 주택 소유자들은 타 지역보다 재산 성장률에서 손해를 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 대변인은 “이번 연구 결과는 대도시 환경에서 주 4일 수업제를 채택하는 결정이 가볍게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구원들은 주 정부의 직원 데이터를 활용해 교사들의 수년간의 경험, 급여, 그리고 고급 학위 소지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경력 5년에서 15년 사이의 교사들은 4일간의 전환 후에 그 지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5%가량 낮았다.

주 정부 자료에 따르면, 27J의 교사 이직률은 14.6%로 떨어졌는데, 이는 많은 인근 지역보다 낮은 비율이다. 그리고 2017년 17%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14%나 떨어진 셈이다. 인근의 다른 구들은 같은 기간에 이직률이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이에 대해 27J 교육구의 크리스 피들러 교육감은 주 4일 수업제가 일부 교사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었으나 다른 지역과의 임금 격차가 너무 커질 경우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교사 임금 인상폭이 자신의 지역구를 다시 교사들에게 매력적으로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를 검토한 오리건주립대학 경제학 부교수인 폴 톰슨은 이 발견은 다른 연구에서 발견한 것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학교가 주 4일제로 전환하면 학업성취도는 일반적으로 감소한다.’

또한 톰슨은 주 4일 수업에 대한 연구는 학생들의 시험점수 이상의 영향을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이전의 연구는 주 4일 수업을 하는 콜로라도 지역사회의 청소년 범죄가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십대들이 감독 없이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과 연관성이 있었다.

또한 톰슨 부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주 4일 수업이 각 가정의 비용 상승과 연관성이 있다는 결론이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27J 교육구에 속한 가족들은 수업이 없는 5일째를 위한 보육비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피들러 교육감은 지역구가 처음 4일 주간으로 이전했을 때 약 1,000가구가 하루 약 30달러에 지역의 보육 옵션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약 300가구만이 옵션을 사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피들러 교육감은 주 4일 수업제로 옮기는 것이 가볍게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지역의 졸업률이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는 점과 교사 이직률이 감소하는 점을 들어 이 연구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연구 저자들도 학업성취도와 교사 이직률 감소를 조사하는 방법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연구는 2019~2020학년도까지의 학업성취도 데이터만 조사했다. 교사 보유 데이터의 경우 2020~2021학년도까지였다.

이에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이자 인디애나 대학 교육학과 조교수 프랭크 제임스 페론은 이번 연구의 결론이 단기적일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페론 조교수는 향후 학업성취도 관련 연구를 심화시키기 위해 개별 학생에 대한 추적 연구를 진행할 뜻을 밝혔다.

한편 학생 개인 데이터 접근 문제로 인해 또래 아이들보다 성적이 더 좋은 학생들이 실제로 27J을 떠나고 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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