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콜로라도주 아동들의 유치원 등록이 줄고 중퇴율이 상승하면서 상당한 수의 아이들의 현황이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숫자도 2019년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AP 통신과 스탠포드대 빅로컬뉴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21개 주 약 23만 명의 아이들의 기록이 누락된 채 집계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립 및 사립학교, 그리고 홈스쿨링 중인 아이들을 포함하는 수치다.
또한 이 데이터에 따르면 콜로라도주의 경우 전체 학령기 아동의 약 1%에 해당하는 9,000명 이상 아이들의 현황이 확인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조사 결과가 주목 받으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교육 단절과 학생 관리 시스템 누수가 심해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기다 잦은 격리와 비대면 수업, 홈스쿨링 등 교육 방식이 다양화하면서 학생 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사에서는 또한 콜로라도주처럼 유치원이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주에서는 유치원이 의무화된 주보다 신고되지 않은 아동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참여한 스탠포드대학 교육학과 토마스 디 교수는 “출산율 감소로 5세 미만 아이들의 숫자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적어도 수천 가구가 주 밖으로 이주한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 교수는 그것만으로는 유치원 입학률이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을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며, 데이터 수집 난관으로 인한 누락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 데이터에 따르면 2021-2022년에 1만 500명의 중고등학생이 학교를 중퇴했다. 2019-2020년보다 23% 증가한 수치이며, 4년 만에 가장 높은 중도 탈락률이었다.
콜로라도주 교육부의 중퇴 예방 및 학생 재참여 책임자인 요한 릴젠그렌은 장기 결석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기 출석에서 중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이탈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말했다.
분석에는 2019~2020년과 2021~2022년의 미국 내 등록 및 인구조사 데이터를 사용했으며, 구체적인 학년은 포함하지 않았다.
주정부 자료에 따르면 홈스쿨은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사립학교 등록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즉, 공공교육 시스템을 떠난 학생들이 어디로 갔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의 교육 공무원들은 학생 인구에 대한 데이터가 ‘느슨한’ 점을 인정했다.
거기다 콜로라도주 사립학교는 학생 등록을 주에 보고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조사를 어렵게 했다. 실제로 주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700여 개 사립학교 중 30% 이상이 학생 등록과 관련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았다. 홈스쿨링의 경우 매년 학군에 여부를 보고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사례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콜로라도주 키스톤 정책센터의 수석 정책 책임자인 반 숄즈는 “이러한 기록 누수는 콜로라도주 교육부의 느슨한 데이터 수집 접근 방식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의 공교육 경험이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아니면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진 탓인지, 혹은 학교가 벼랑 끝에 몰린 아이들을 포기한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생 등록 감소가 우려되는 점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유아교육 개선을 그의 행정부의 주요 공약으로 삼았다. 2019년 콜로라도주가 유치원 종일 수업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한때 등록이 급증했지만, 이내 원격수업이 시작하면서 이 수치는 다시 급락했다.
AP통신 및 빅로컬뉴스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2학년도 유치원 등록은 다소 반등했으나, 이듬해 다시 감소했다. 반등했던 시기조차 유치원에 다니지 않은 5세 어린이가 다니는 아이들보다 더 많았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2019~2020년에 콜로라도의 5세 어린이 중 공립 또는 사립 유치원에 다니지 않은 어린이는 2% 미만이었다. 2021~2022년에는 두 배로 증가해 약 4%에 달했다.
콜로라도 어린이 캠페인의 레슬리 콜웰은 유치원 참여율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인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정보가 없다면 취약한 아이들이 조기학습 기회를 놓치고 있는지, 가족들이 유치원에 보내지 않거나 보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는지, 혹은 사적인 교육을 선택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계 수치와는 별개로 등록되지 않은 즉,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식사, 의료, 지역사회와의 연결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한편 보수 성향의 교육단체 레디콜로라도의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주의 교육정책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우려를 표한 학부모들이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