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과 인종에 대한 교육을 금지하는 지역이 늘면서 교사들이 달걀 껍질 위를 걷는 것과 같은 불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교사들은 유해한 자료로 간주되는 책을 가지고 있으면 징역형과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미주리주에서는 경범죄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오클라호마주에서는 한 교사가 유해한 것으로 간주되는 책의 링크를 학생들에게 공유한 이후 교사전문자격증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주정부와 교육구는 교실에서 인종이나 성별에 대해 언급을 금지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압박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특히 비판적 인종 이론(CRT) 교육을 두고 미국 전역에서는 수년간 찬반 논쟁이 거세다. CRT 교육이 백인을 부당하게 인종차별주의자로 몰고 미국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교사들은 CRT 개념을 가르치지는 않지만, 인종이나 역사와 관련된 문제를 말할 때 CRT를 가르친다고 억울하게 비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한다.
지난 8일 미국교육자원조사(AIR)에서 발간한 보고서는 각종 제한을 준수하는 동시에 수업 계획을 하는 교사들의 고충을 담았다. AIR은 미국 전역의 8,000명 이상의 영어 예술, 수학, 과학 교사들의 응답을 수집해 ‘달걀껍질 위를 걷는 것’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정책 변화가 교사가 가르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적했다.
연구진은 성별 및 인종 언급이 금지된 주에서 근무하는 교사와 제한이 없는 주에서 근무하는 교사 두 그룹으로 나뉘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두 그룹의 교사 모두 제한이 있다고 말할 가능성이 컸다. 25%의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지역에 제한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한이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교사 중에서도 대부분은 성별이나 인종 문제를 어떻게 논의할 수 있는지, 어떠한 정책인지 알지 못했다.
연구진은 “언급이 제한된 17개주에 근무하는 교사 중 오직 30%만 인종이나 성별과 관련된 주제를 언급하는 것에 제한이 있다고 보고했다. 30%는 몰랐고 37%는 근무 지역에 제한이 없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인종 및 성별 언급 제한을 일찌감치 제정했거나 명시적인 처벌이 있었던 주에서 정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
교사들은 중립적으로 모호하게 표현하려고 애쓰고 인종이나 성별 등과 관련된 언급은 피한다고 답했다. 응답한 교사의 3분의 1은 교과서나 자료, 영상 수업의 보충자료 선택에 CRT 금지 정책이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권장되는 자료를 사용할 때에도 일부 교사는 커리큘럼을 다시 구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부모가 불만을 내비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교실에서 논쟁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을 피하거나 더 조심한다고 답한 교사도 다수였다. 한 교사는 “정당한 이유든 아니든 어떤 학부모라도 교육과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수업 내용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사 10명 중 1명은 정책을 위반하면 교사 자격증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러한 정책이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 또는 사회적 정서적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한 교사는 “학생들이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수업에 다양한 주제를 포함했지만, 지금은 너무 무서워서 단편적인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전히 수업에 인종이나 성별과 관련된 주제를 여전히 다루는 교사 중 일부는 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르치는 방식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학생이 이사회 정책보다 더 중요하다. 만약 수업 자료로 곤경에 처하더라고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