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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등학생 4명 중 1명은 책가방 '란도셀'로 허리 통증

김성은 2023-02-10 00:00:00

란도셀을 메고 등교하는 아이들. 리푸탄6 
란도셀을 메고 등교하는 아이들. 리푸탄6 

빨간색 가죽 가방은 일본을 상징하는 책가방이다. 보기만 해도 딱딱하고 튼튼해보이는 이 ‘란도셀’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부쩍 많아지면서 란도셀 전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7일 란도셀을 두고 “구식 배낭이 너무 무겁다. 일본 학생들은 란도셀로 고통스러워하며 가벼운 가방을 원한다”라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매일 아침이면 빨간색, 검정색 란도셀을 메고 비틀거리며 걸어다니는 앳된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등과 어깨가 아프다고 불평하고 있다.

도쿄에 본사를 둔 초등학생 수영복 제조업체 풋마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란도셀을 사용하는 6~12세 어린이의 90% 이상이 가방 무게가 문제라고 답했다. 란도셀은 책 몇 권만 넣어도 금세 10kg가 나가기도 한다.

요미우리 신문 또한 1,200명의 부모와 1~3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3% 학생들이 가방이 너무 무겁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부모의 90%도 가방이 무겁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요리우리에 따르면, 학용품을 담은 란도셀의 평균 무게는 3.97kg에서 4.28kg으로 늘었다. 신문은 일부 어린이들은 10kg이 넘는 가방을 메고 힘들어한다고 덧붙였다.

가방 무게 문제를 언급한 어린이 4명 중 1명은 어깨나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전체 응답자의 65%는 란도셀을 더 가벼운 가방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란도셀 때문에 신체 통증을 호소하며 스트레스를 겪는 란도셀 증후군도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란도셀이 아닌 가방 선택지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추세다.

란도셀에 대한 부모들의 불만은 가격대에 집중되어 있었다.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다. 란도셀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2022년에 평균 425달러(53만원)가 들었다. 고가의 제품은 200만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지자체들은 란도셀이 아니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 중이다. 일부 지역 교육 당국은 가방이 너무 무겁다는 여론에 교과서를 교실에 두고 다니게 허용했다.

2022년, 타테야마시는 전통적인 란도셀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아웃도어 의류 제조업체에 더 가벼운 란도셀을 만들 것을 요청했다.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학기 시작에 맞춰 가벼운 란도셀이 지역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일본가방협회에 따르면 ‘란도셀’이라는 말은 에도시대 서양식 군대 제도를 도입하면서 장병들의 휴대물을 넣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배낭 ‘란셀(RENSEL)’에서 유래됐다. 학생들이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1800년대 후반이다. 오늘날 버전은 부드러운 가죽과 단단한 가죽을 조합해 만들지만, 빨간색은 여전히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있고 검은색은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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