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 가뭄, 홍수가 다수 발생하면서 식량 공급망과 인프라, 식량 생산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6일 런던의 자선단체 톰슨로이터 재단은 환경매체 에코비즈니스를 통해 기후변화 때문에 굶주리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영양실조율은 1960년대 이후 꾸준히 하락하다가 2018년 이후 매년 총 2%씩 상승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22년 세계의 식량 안보와 영양 상태’ 보고서를 발표하며 영양실조를 종식한다는 지속가능 개발목표가 8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세계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2018~2019년만 해도 세계는 식량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나 2021년부터는 식량 안보가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2020년 급격하게 확산되며 세계 기아 수준은 더 크게 증가했다.
영양실조 유병률은 2015년 이후 비교적 큰 변동이 없다가 2019년 8.0%에서 2020년 약 9.3%로 급증했다. 2021년에는 비록 증가 속도는 느리지만 약 9.8%로 계속 증가했다. FAO는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세계 인구의 8.9%와 10.5%에 해당하는 7억20만~8억2,800만 명이 기아에 직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아 위기에 처한 사람은 2020년보다 2021년 4,600만명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억5,000만명이 더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기아 위기에 지역 격차가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2021년 기준 아프리카 인구 5명 중 1명(20.2%)이 기아에 직면한 데 비해 아시아는 9.1%, 중남미와 카리브해는 8.6%, 오세아니아는 5.8%, 북미와 유럽은 2.5% 미만이었다.
FAO가 2014년부터 수집한 식량불안 경험 척도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식량불안은 그 이전 5년을 합친 수준이었다. 2021년에는 보통 수준의 식량불안은 220년과 비교해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심각한 수준의 식량불안은 증가했다. 결국 이미 식량불안에 처한 사람들의 경우 기아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1년 세계 인구의 약 29.3%인 23억 명이 보통 또는 심각한 식량불안을 겪었고, 11.7%(9억 2370만 명)가 심각한 식량불안에 직면했다. 식량불안이 만연해지면서 당장 태어나는 아이에게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2015년 저체중아 출생률은 14.6%(2,050만 명)이었지만 2000년 17.5%(2,290만 명)로 늘었다.
거주 지역에 따른 편차도 있었다. 도시에 살고 부유한 가정의 어린이와 성인은 과체중과 비만 위험이 높았다. 공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여성들은 빈혈에 더 취약하고 모유수유를 할 가능성이 높아 아이들 또한 빈혈에 취약했다.
식량 및 농업 부문에 대한 전 세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2020년 약 31억 명으로 2019년보다 1억1,200만명 증가했다.
톰슨로이터 재단은 대부분 식품 및 농업 정책은 건강한 식단을 촉진한다는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컬럼비아대학의 카이 콘후버 교수는 “공공 예산을 효율적으로 할당해 영양가 있는 식품의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FAO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 및 농업 부문에 대한 전 세계적인 지원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6,300억 달러에 육박한다.
다트머스대학 뉴콤연구소의 기후연구원 코리 레스크는 “근본적으로 식량 시스템은 기후변화에 전체적으로 적응할 필요가 있다. 식량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세계 식량시스템을 전면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실가스 저배출 집약도 기술을 채택해 영양가 높은 식량을 생산해야 하며 고소득 및 중상위 소득 국가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집약적인 식품에 대한 과잉 생산 및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와 노인 등 취약 계층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보건 시스템 정책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부, 국제기관, 비영리 단체, 농부 단체, 학술 연구원, 농식품 회사와 같은 많은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