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도 학령기 자녀의 사교육으로 영어에 상당히 투자하고 있었다.
스페인 경제정책센터 EsadeEcPol은 18일 스페인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과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9-2020년 가계교육비지출조사(EGHE)에 따르면, 학령기 자녀를 둔 스페인 가정은 사교육에 17억 유로를 지출했다. 사교육을 이용한 학생 수는 47%를 차지했다.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 지출은 학년당 270유로(36만원)였다. 지역별 차이가 있었는데, 마드리드에서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학년당 350유로(46만원)로 가장 높았고 카스티야 라만차는 153유로(20만원)로 가장 낮았다.
특히 사교육에서 최우선 순위는 영어교육으로 나타났다.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는 사교육비 지출의 46%를 영어교육에 할애했다.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를 다니는 경우 모두 영어교육에 투자했는데, 특히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어학교육에 사교육비를 더 많이 지출했다.
보고서는 사교육비 지출 규모와 목적에 관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드러냈다.
공립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가정이 전체 사교육비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했고, 사립학교와 준사립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가정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공립학교 학생의 가정은 학생당 평균 235유로(31만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했지만, 준사립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300유로(40만원), 사립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606유로(81만원)를 지출했다. 전반적으로 고소득 가정의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저소득 가정의 지출의 3배에 달했다.
보고서 저자 후안 마누엘 모레노 안달루시아지방정부 대표는 “학생 1인당 지출 규모에 차이가 나는 것 이외에도 비용을 어디에 지출하느냐에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공립학교의 40%는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교육에 사교육비를 할애했다. 필수 교과목 학습 내용을 익히고 반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고소득 가정은 외국어 교육과 예술 수업에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했다. 저자는 향후 엘리트 기관에 들어갈 때 경쟁 우위를 갖추도록 하는 세계적인 추세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EsadeEcPol의 분석가 마르티네스 호르헤는 사교육이 일반화되는 것을 막는 열쇠는 공립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더 쌓음으로써 사교육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의 사교육 시장의 규모는 2021년 거의 15%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다. 이에 스페인에서는 사교육의 특정 지표를 국가 교육 지표 시스템에 필수적으로 포함시켜야 하며 교육의 질과 평등에 미치는 영향과 사교육 성장을 가속하는 요인을 계속해서 연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 23조 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 우려로 사교육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전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7,0000원으로 전년(30만2,000원) 대비 21.5% 증가했다. 한번이라도 사교육을 받은 학생 기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8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사교육비 지출액은 가계 소득과 관련 있었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사교육비 지출액이 최대 5배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