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기분 변화로 잘 알려진 조울증 ‘양극성장애’는 아동과 성인에게 발현되는 증상이 다르다. 연구에 따르면 조울증 성인의 약 30%는 13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되었다고 보고했다. 어린시절에 이미 조울증 증상이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면, 아동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징후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병원의 의학정보에 따르면, 조울증은 한번 이상의 조증과 더불어 우울증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는 기분장애라 할 수 있다. 기분이 들뜨는 조증이 나타날 수 있고 기분이 가라앉는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조증은 품행장애, 정신분열로 잘못 진단될 수 있다. 학업문제, 집착, 강박증상, 현저한 과민함으로 싸움을 많이 하기도 하고 알코올 남용, 자살시도를 하기도 한다.
미국정신의학협회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DSM5에 따르면, 어린이의 조울증 증상은 성인의 조울증 증상과는 상당히 다르다.
우선 조증 상태인 어린이에게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나치게 행복하거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행동을 한다,
▲문장 중간에 빠르게 말하거나 주제를 갑자기 바꾼다,
▲갑자기 단일 주제 또는 프로젝트에 지나치게 집중한다,
▲장애물이 발생하거나 "아니오"라는 말을 들을 때 극도로 당황한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복잡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사소한 일로 갑작스럽게 화를 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
▲피곤함을 느끼지 않거나 잠을 많이 자지 않아도 된다,
▲잠자리에 드는 것에 관심이 없고 밤에 자주 깬다,
▲어린 나이에 성적인 생각에 몰두하고 이야기한다,
▲어린 나이에, 공공장소에서 성적인 행동을 한다,
▲보거나 들었다며 상상 속 이야기를 한다,
우울한 상태에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정상적으로 울며 슬퍼한다,
▲잦은 복통과 두통을 호소한다,
▲평소보다 더 오래 잔다,
▲너무 적게 먹거나 너무 많이 먹는다. 매우 빠르게 살이 찌거나 빠질 수 있다.
▲정기적인 활동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학교에서 소아 조울증의 증상
또래와 있을 때 어린이의 조울증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조증 상태일 때 학교에서는 조숙한 성격으로 보일 수 있다. 새로운 친구를 쉽게 사귀지만 친구들에게 지나치게 으스대는 행동을 한다. 사소한 의견 불일치에도 비이성적으로 화를 낸다.
교사의 말을 잘 듣지 않고 과잉 행동을 한다. 교실에서 옷을 벗거나 수업 중에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
행동의 전환이 어려우며 화를 내거나 폭력적이 된다. 가만히 앉아있기 힘든 것처럼 학업에 집중하지 못한다. 가장 높은 나무에 오르거나 담벼락을 넘으려고 하는 등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한다.
우울한 상태일 때는 학교에서도 친구나 놀이 시간 활동에 관심이 없어진다. 활동에 참여하는 대신 쉬는 시간에도 혼자 앉아있는다. 친구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며 반사회적인 행동을 한다. 아무도 자기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믿기도 한다. 교사에게 자주 아프다고 말해 보건실에 머문다. 죽음에 집착하고 이와 관련해 친구나 교사에게 이야기한다. 먼산을 보는 등 학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
성인의 경우 조증과 울증의 주기가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으로 이뤄지는 반면에 어린이는 조증과 울증이 빠르게 변한다. 하루에도 여러 번 조증과 울증을 반복하기도 한다.
또한 어린이 조울증은 ADHD로 오진되기도 한다. ADHD와 조울증은 충동성, 과민성, 과잉행동 등 유사한 증상을 공유한다.
다만 ADHD 증상은 유아기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조울증은 일반적으로 유아기 후반에 발병한다. 아이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학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 ADHD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데, 이를 정서장애의 시작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ADHD 아동은 취침 시간에 저항할 수 있는 반면, 조울증을 가진 아이들은 수면의 필요성이 감소할 수 있다.
조울증은 유전적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분 장애의 가족력은 중요하다. 한 부모가 조울증일 때, 아이에게도 조울증이 나타날 위험은 15~3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