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학교 급식 프로그램이 물가 상승으로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계자들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것에 이어 이제는 또 다른 위기 ’식품 비용‘과 씨름하고 있다고 말한다.
캐나다에서는 식품 물가가 연이어 치솟으면서 세금을 내고 식료품을 사는 등 생계 유지를 위해 힘쓰는 가족들이 더 큰 부담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정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급식 프로그램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58만 명 이상의 어린이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국가 프로그램 캐나다조식클럽은 3,500개 이상의 학교에 급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만 해도 평균적으로 학생들의 30~40%만 급식 프로그램을 이용했지만, 현재 이 비율은 크게 상승하며 60~75%까지 올랐다.
몬트리올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 설립자 주디스 배리는 ”물가 상승으로 동일한 비용에 같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기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급식을 필요로 하는 수요는 크게 늘어났지만, 각종 비용 상승으로 예산은 급증하고 있다. 주디스 배리는 “급식에 포함되는 음식 가짓수를 줄이거나 급식 제공 횟수를 줄이는 등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건강한 급식을 위한 연합‘ 조정자 데비 필드는 “학교 급식은 필수적인 서비스다”라면서 “아이들이 잘 먹지 못하면 배울 수 없다”고 말했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대학의 식품보안연구센터를 공동 운영하는 필드는 “코로나19 초기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며 많은 학생들이 급식을 이용할 수 없었다. 당시 아이들에게 급식 프로그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무료 급식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예산 또한 크게 늘어나 운영 자체가 불안정해졌다는 것.
토론토 학생들을 위한 영양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는 자선단체 앤젤재단의 존 얀 이사 또한 “급식을 이용하는 참가자는 두 배로 늘어났다. 급식은 기본적으로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준비해야 하며 영양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사는 “학교에서 먹는 식사 한 끼가 그 날 학생이 섭취하는 유일한 음식일 수도 있다”라고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알렸다. 재단은 결국 지난주 12개 학교 급식 프로그램에 긴급자금을 지원했다.
노우드공립학교의 모린 매튜스 교장은 “작년에는 무료 급식을 신청한 학생이 180명이었지만, 올해는 220명이 훨씬 넘었다”라며 “무료 급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여부를 묻는 학부모가 크게 늘었다”라고 말한다. 그는 “식사는 기본적인 권리이며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필수다”라고 말했다.
학교급식협회의 존 핀 전무이사는 운영비를 절감하는 것 외에 추가 수익원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학교 영양교사와 함께 정부 보조금이나 기부자를 찾는 중이다. 비용 압박이 장기간 이어지면 무료 급식이 필요한 학생은 늘어나지만, 급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반대로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