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알코올·약물·자살로 인한 사망률, 대학 나오지 못한 사람에게 집중

김성은 2023-01-16 00:00:00

학사 학위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의 사망률 격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볼스테이트대학
학사 학위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의 사망률 격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볼스테이트대학

지난 10년간 알코올 남용, 약물 과다복용, 자살로 인한 사망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학사 학위가 없는 사람에게 그 영향이 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제학연례리뷰에 ‘위대한 분열:교육, 절망과 죽음’을 발표한 프린스턴대학 공공 및 국제문제학 앤 케이스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 보건정책 및 경제센터의 앵거스 디튼은 현재 제도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육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에 기초해 연구를 진행했다.

영국계 미국인 경제학자이자 2015년 노벨상 수상자인 디튼 박사는 “학사 학위는 현대 경제사회에서 참여와 존염성을 위한 기본 조건이 되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1990년 이후 학사 학위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의 사망률 격차가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4년제 학위가 있는 흑인 남성의 사망률은 30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디튼 박사는 “예전에는 흑인 사망률은 학사 학위의 여부와 관계없이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제 학사 학위를 가진 흑인 남성은 학사 학위가 없는 흑인이나 백인 남성보다 학사 학위를 가진 백인 남성과 훨씬 유사하다. 흑인 여성도 마찬가지였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학생의 학부 등록이 감소했지만, 흑인 남성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볼스테이트대학 
코로나19 이후 모든 학생의 학부 등록이 감소했지만, 흑인 남성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볼스테이트대학 

하지만 연구진은 불평등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최근 미국의 인구 조사 자료에 따르면 25세 이상 백인의 42%가 학사 학위를 취득한 반면, 흑인의 28%와 히스패닉의 20%만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코로나19는 특히 소수민족 남성의 학업 성적을 악화시켰다. 예를 들어, 모든 학생의 학부 등록이 감소했지만, 흑인 남성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2019~2021년 남학생 대학 입학률은 10.2% 감소했으며 여학생은 7.8% 감소했다. 흑인 남학생의 입학률은 14.8% 감소했으며 2년제 학교에 등록한 경우는 무려 23.5% 감소했다. 라틴계 남학생의 입학률은 전체적으로 10.3% 하락했다.

이에 대해 볼스테이트대학의 비즈니스 및 경제연구 센터장 마이클 힉스는 “18세 남학생이 취직할 자리는 여학생보다 임금이 높다. 건설업 같은 비숙련 노동은 여성이 일할 수 있는 보육업 같은 비숙련 노동보다 더 나은 급여를 지급해 대학이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알코올·약물·자살로 인한 사망률, 대학 나오지 못한 사람에게 집중
최근 몇 년간 대학 교육을 받은 흑인 남녀의 사망률은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흑인보다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과 더 일치한다. 경제학연례리뷰

앤 케이스와 앵거스 디튼 박사는 약물, 알코올,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모든 미국인에게 증가했지만, 학사 학위가 없는 사람들에게 집중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학사 학위가 없는 25~74세 백인의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2013년과 2019년 사이에 41% 증가했다. 연구진은 자살률이 17%나 뛰었고, 약물 관련 사망률은 무려 73%나 치솟았다고 말했다.

결과는 학사 학위를 보유하지 않은 흑인과 히스패닉에게도 똑같이 문제가 되었다. 이 두 그룹에서 2013년과 2019년 사이에 약물 관련 사망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자살률은 집단의 3분의 1로 증가했다.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흑인의 경우 30%,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히스패닉의 경우 24% 증가했다.

연구진은 사망진단서를 통해 교육수준, 연령, 성별, 인종, 민족성, 사망원인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현재 논란이 되는 약물인 펜타닐의 영향이 흑인 사회에서 교육에 따라 얼마나 크게 다른지 알아봤다.

앤 케이스 박사는 “2013년 길거리에 펜타닐이 등장하며 2019년 교육을 덜 받은 흑인들의 마약 사망률이 학사 학위를 취득한 흑인의 경우보다 7배 더 높았다”고 말했다.

교육 차이에 따른 백인의 약물, 알코올, 자살로 인한 사망률 격차. 경제학연례리뷰
교육 차이에 따른 백인의 약물, 알코올, 자살로 인한 사망률 격차. 경제학연례리뷰

케이스 박사와 디튼 박사가 1999-2013년 사이 중년 백인의 사망률이 자살, 약물 과다복용, 알코올 남용으로 짧은 시간 내에 급증했다는 것을 초기 연구를 발표한 것에 이어 이번 후속 연구를 발표했다. 당시 교육을 덜 받은 백인 미국인의 사망을 경제적, 사회적 조건과 연관시켰다. 케이스 박사는 학사 학위가 없는 사람은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과도한 건강관리 비용, 재정적 안정망 부족도 ‘절망의 물결’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디튼 박사는 후속 연구가 두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절망적 죽음이 주로 백인에게서 시작해 아프리카계와 히스패닉 인구로 확산됐다. 펜타닐을 포함해 마약과 관련 있는 것이다”라며 “또 다른 하나는 중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절망적 죽음이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다. 청년 세대 상황은 이전 세대보다 더 나빠지고 있다. 특히 대학 학위를 취득하지 못한 사람에게서 더욱 그러하다”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아이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구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