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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진단 받은 아이 치료법 어떻게 선택할까

김성은 2023-01-11 00:00:00

조기자폐서비스
조기자폐서비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최대한 빨리 진단해서 조기에 치료법을 세우는 것이 필수라고 알려졌다. 저마다 자폐로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고 증상의 심각성 또한 천차만별이다. 자폐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은 없지만, 자폐 아동을 위한 조기특수교육프로그램은 있다.

대한자폐스펙트럼연구회 회장이자 정신과 전문의 신석호 박사는 “상당수 부모다 약물 사용을 거부하며 대체 치료방식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인다. 의사와 상담하지 않고 인터넷에 올라온 이야기에 입각해 의학적 근거도 없는 치료 방식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아이를 위한 치료법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자폐인식센터의 설립자 모린 베니 박사는 자폐 아동을 위한 치료법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다고 조언했다. 첫 번째는 치료를 받을 아동의 기능과 능력을 사전에 가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화가 가능한가, 혹은 불가능한가? 인지능력 수준은 어떠한가? 불안증이나 감각적인 문제가 있는가? 또는 추가적인 행동 문제나 의학적 문제가 있는가? 이런 사안들은 치료법을 결정하기 전 미리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아이 상태를 어디까지 호전시킬 지에 대해 뚜렷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독립성을 높이거나, 친구를 사귀기 위한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거나, 그림 그리기나 글씨 쓰는 법을 배우거나, 혹은 감정적인 붕괴를 통제하는 것 등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치료법이 가족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치료가 계속되는 동안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이 예상되는가. 치료에 걸리는 총 시간과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 양쪽을 미리 비교해서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모린 베니 박사는 “치료에 관련된 시간, 비용, 준비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치료를 시도한 사례를 다수 보았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도중에 그만두는 사례도 많았다”며 “치료가 성공적이지 못하거나 포기해야 할 경우 어떤 효과가 있을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치료에 필요한 비용 확인이다. 해당 치료법을 위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건강보험은 적용되는지, 그리고 혹시 정부 지원금이 있는지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다섯 번째는 치료법에 대한 충분한 숙지다. 어떤 치료법을 시도하기 전에, 그 효과를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관련 연구를 확인해야 한다. 이때 사례 연구나 임상시험 결과를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상을 극적으로 호전시키는 치료법이나 치료 방법에 대한 많은 주장이 있지만, 이러한 주장 중 상당수는 사실이 아니다.

여섯 번째는 치료법 또는 치료 전문가를 선택할 때, 해당 전문가가 자폐에 대한 경험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경우 어느 연령대 환자를 대했는지도 미리 알아두자. 전문가가 자폐에 특화되지 않은 경우, 자폐에 관한 전문성을 확인해야 한다. 과거에 시도한 치료법, 알레르기와 음식 과민증, 발작이나 ADHD와 같은 조건을 잘 알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모린 베니 박사는 자신 또한 자녀의 자폐 진단 이후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선택했다고 털어놓았다. 누군가 특정 치료법이 효과 있다고 말할 때마다 절박한 마음에 기꺼이 시도하고 싶었다는 것. 그는 “당시 나는 근거가 없고 자폐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치료법을 위해 많은 돈, 에너지, 시간을 낭비했다. 내 개인적인 상황, 시간적 제약, 치료를 받아야 할 아이가 둘이라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당연한 결과지만 시간도 비용도 배로 나갔다”라고 고백했다.

결국은 여러 사례를 확인하되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올바른 해답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우선 전문가의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다. 다만 과학적 검증이 아닌 개인적 경험에 입각한 치료법, 의학적으로 연구결과가 뒷받침되지 않은 치료법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그중에서도 자폐 전문의, 언어치료사, 특수교사의 조언을 듣고 치료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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