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일까, ADHD일까? 조울증이라 불리는 양극성 장애는 ADHD와 혼동하기 쉽다. 두 질환,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집중력이 부족하고 충동적인 행동은 ADHD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지난 25년간 성인 ADHD를 담당했던 윌리엄 도드슨 박사에 따르면, 양극성 장애의 조증 상태일 때는 기분이 고조되어 자신감이 충만하고 적극성을 띤다. 흥분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자기조절력이 떨어져 ADHD처럼 보인다.
양극성 장애의 울증 상태에서도 ADHD와 유사한 모습이 있다. 기분이 처지고 활력이 없는데, 집중력이 확연히 떨어지기 때문.
ADHD는 일반적으로 다른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ADHD를 앓고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42%가 또 하나의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양극성 장애와 ADHD의 공통된 증상은 다음과 같다. ▲기분 불안정 ▲에너지 폭발 ▲불안감 ▲수다스러움 ▲조급증
ADHD 진단을 받은 사람의 20%가 양극성 장애를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ADHD인 경우 유사한 연령과 발달을 가진 사람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부주의함, 산만함, 충동성, 신체적 불안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해서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ADHD가 양극성 장애보다 10배 더 흔하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양극성 장애 조증일 때는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조절하기 힘들 정도로 수다스럽고 목소리가 크고 빠르다. 말보다 생각이 더 빠르게 떠오른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한 화제에서 다른 화제로 갑자기 바뀌는 등 사고의 비약이 빈번하며, 관련 없는 자극에 주의가 산만해져 중요한 일을 지속해서 할 수 없다. 울증일 때는 몸에 기운이 없고 처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밖에 일반적인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
양극성 장애 vs ADHD 구분하는 법
양극성 장애인 사람은 며칠에서 몇 주 동안 행복이나 슬픔, 조증, 우울증이 나타나고 호전되기를 반복한다. 도드슨 박사는 ADHD와 양극성 장애를 구분할 때 다음 여섯 가지 요소를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1. 발병 연령: ADHD는 신경발달장애 일종으로 주로 소아기에 시작돼 12세가 되면 증상이 뚜렷해진다. 뇌 기능의 발달이 느려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어릴 때 증상이 심하고 성인이 되면서 증상이 완화된다. 양극성 장애는 대부분 18세 이후에 처음으로 발병하기 시작한다. 양극성 장애를 진단받는 평균 연령은 26세다. 성인이 된 이후 ADHD 증상이 나타났다면, 양극성 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2. 증상의 일관성: ADHD는 만성적이고 항상 존재한다. 양극성 장애는 다소 정상적인 기분 수준과 기분이 매우 좋고 고양된 상태, 우울한 상태가 번갈아 나타난다.
3. 외부 환경에 따른 기분 변화 : ADHD인 사람은 외부 환경에 따라 기분이 변한다. 주변 환경이 흥미를 끌면 긍정적이고 흥분한다. 지루한 환경에서는 주의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의욕이 없다. 양극성 장애는 ADHD와 달리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무리 외부 환경이 즐겁고 행복하더라도 우울증 상태일 때는 기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우울하다. 반대로 주변 환경과 관계없이 조증 상태일 때는 행복하고 즐겁다.
4. 기분 전환되는 속도: ADHD는 주변 사건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기 때문에 변화가 빠르다. 갑작스럽게 기분이 전환되는 것. 반면 양극성 장애는 울증과 조증의 변화가 최소 몇 시간에서 며칠씩 걸린다.
5. 기분의 지속 시간: ADHD는 특정 기분 상태가 몇 시간 이어진다. 반면 양극성 장애는 기분 상태가 최소 2주 동안 지속된다. ADHD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기분이 하루에 수차례 바뀌는 것을 경험한다.
6. 가족력: 두 질환 모두 한 가족 내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ADHD의 유전력이 더 크다. 양극성 장애는 유전적 연관성이 더 적다.
ADHD와 양극성 장애가 모두 있을 때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도드슨 받사는 “ADHD 치료는 조증을 유발하거나 양극성 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항상 양극성 장애를 먼저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