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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자녀, 엄마보다 아빠와 소원해질 가능성 4배

김성은 2023-01-10 00:00:00

성인 자녀 4명 중 1명 이상은 어느 순간 아버지와 소원해졌다고 답했다. 오하이오주립대학 
성인 자녀 4명 중 1명 이상은 어느 순간 아버지와 소원해졌다고 답했다. 오하이오주립대학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성인 자녀는 어머니보다 아버지와 소원해질 가능성이 4배 더 높다.

오하이오주립대학 연구진은 가족 관계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를 진행했으며, 성인이 된 자녀가 어머니와 소원하다고 보고한 경우는 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성인 자녀 4명 중 1명 이상(26%)은 어느 순간 아버지와 소원해졌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1979년 14~22세 전국 청소년 표본 조사를 토대로 2018년까지 정기적으로 부모들을 인터뷰했다. 소원해진 관계는 부모와 자녀가 거의 접촉하지 않고 친밀하지 않은 기간으로 정의했다.

어머니와 자녀 관계 8,495건과 아버지와 자녀 관계 8,119건을 조사한 결과 1994년부터 2018년까지 성인 자녀는 아버지와 소원해질 가능성이 4배 더 높았다. 특히 자녀가 딸인 경우 아버지와 소원해질 가능성이 아들보다 22%P 더 높았다.

연구 주요저자이자 사회학 교수 린 레체크 교수는 “딸들은 어머니와 연결이 유지될 가능성이 더 높고 아들은 아버지와 연결이 유지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며 “전반적으로 아이들이 어머니와 멀어지는 가능성이 더 적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사회에서 대부분 어머니가 아이를 돌보는 일차적인 양육자이자 보호자이고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아버지는 아이가 어릴 때 집안에 함께 있는 시간이 적고 하루에 접촉하는 시간이 더 적다.

흑인과 라틴계 성인 자녀는 백인에 비해 아버지와 관계가 소원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어머니와 관계가 소원해질 가능성은 백인 자녀보다 더 적었다.

연구는 성소수자 성인 자녀들이 어머니와 관계에 있어서 이성애자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게이와 레즈비언 자녀는 이성애자 자녀에 비해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86%). 양성애자 자녀는 이성애자보다 아버지와 소원해질 가능성이 3배 더 높았다.

평균적으로 성인 자녀는 23세에 아버지와, 26세에 어머니와 처음으로 소원해진다. 연구원들은 성인으로의 전환이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대학에 입학하고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되는 등 과도기를 거치면서 부모 자녀와의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것.

결혼하거나 이혼한 성인 자녀는 미혼 자녀보다 부모와 소원해질 가능성이 더 컸다. 하지만 자녀가 자신의 아이를 가진 경우는 부모와 소원해질 가능성이 낮아졌다.

또한 아버지가 여전히 일을 하고 교육수준이 더 높은 경우 자녀와 소원해질 가능성이 적었다. 이에 대해 레제크 교수는 “아버지가 고학력이고 일을 할 경우 성인 자녀에게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며 부모 자녀 관계에 부담을 적게 준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살고 있을 때도 어느 쪽 부모든 자녀와 소원해질 위험이 훨씬 낮아졌다. 이는 부모가 일관된 관계를 유지할 때 부모와 성인 자녀의 관계도 보다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부모와 자녀 간 소원함이 대부분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것에 주목한다. 엄마와 자녀의 소원함은 81%가 어느 시점에 사라진다. 아빠와 자녀 사이의 소원함도 69%는 결국 사라졌다.

레체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인 자녀와 부모 사이의 소원함이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소원함은 결국 끝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결국 성인 자녀가 부모에게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에 노년기 부모와 소원해질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다만, 왜 성인 자녀가 결국 부모와 화해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결혼과 가족》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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