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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내 에듀테크 96% “학생들 데이터 광고주와 공유”

김성은 2023-01-09 00:00:00

미국의 에듀테크 플랫폼 대다수가 학생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다. 코더Z 
미국의 에듀테크 플랫폼 대다수가 학생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다. 코더Z 

미국의 학교에서 사용되는 에듀테크 도구 대다수가 학생 데이터를 수집해 광고주 및 기타 제3자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전역 학생들은 매일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해 수업을 받고, 과제를 수행하며, 성적을 확인한다. 그런데 이 디지털 교육도구 상당수가 개발사의 이익을 위해 수집된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었다.

소프트웨어 안전을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 인터넷안전연구소(ISL)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사용되는 앱의 96%가 아이들에게 충분히 안전하지 않은 데이터 공유 관행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앱을 분석한 결과, 이 플랫폼들은 학생들을 타깃으로 삼은 광고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마케팅 회사들과 학생 개인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었다.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아이린 크냅 ISL 기술이사는 “데이터가 ‘야생의’ 디지털 광고 생태계에 도달하면 학생의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고 유통되는지 통제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크냅 이사는 정신건강기록 등 민감한 정보를 포함한 광범위한 학생 데이터 교환이 향후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학생들이 성인이 된 후 건강보험 가입에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개인화된 상품 판매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중독성향이 있는 아이들을 타깃으로 중독성이 강한 게임 등의 콘텐츠를 파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듀테크 플랫폼의 약 13%에서 표적광고 사용이 발견됐다. NSW교육부 
에듀테크 플랫폼의 약 13%에서 표적광고 사용이 발견됐다. NSW교육부 

이번 연구는 미국 내 663개 캠퍼스의 50만 명 학생들이 사용하는 1,300개 이상의 디지털 교육도구에 대한 테스트로 진행됐다. 그 결과 에듀테크 도구의 약 13%에서 표적광고 사용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들은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등 학교 교육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은 디지털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학교 교육을 목적으로 설계된 도구의 18%에서도 광가 포함됐으며, 9%는 표적광고가 사용됐다. 연구소는 “학교에서 사용하기에는 광고 포함률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거기다 이 도구들은 빅테크 데이터 플랫폼들과 일상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전체 에듀테크 도구의 68%는 구글과 36%는 애플과 33%는 페이스북과 학생 데이터를 공유했다. 연구소는 앱의 4분의 3 이상이 사용자의 위치정보에 접근했고, 절반 이상이 학생들의 달력과 연락처를 확인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교내행사나 발표 등 일정을 공유하는 학급 커뮤니티 도구가 학생 데이터를 빅테크 기업에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 교육부들이 종종 계약하는 커뮤니티 도구의 개발사 블랙보드와 엡티지 등 기술회사들은 이와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ISL의 리사 르바수르 전무이사는 “학급 커뮤니티 도구와 플랫폼의 위험성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연구에 협력한 학교들은 평균 125개의 에듀테크 앱을 사용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학교 폐쇄와 비대면 원격 학습이 강제되면서 사용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그러나 비영리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와기술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교육기관의 에듀테크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학생들을 기술로부터 보호할 인력과 안전망은 여전히 부족했다.

ISL의 보고서는 기술회사들이 아이들에 대해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연방정부의 조사가 강화되는 순간에 나왔다. 올해 초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온라인 학습을 받는 아이들에 대한 불법적인 모니터링이 있었다”고 발표하며 표적광고를 목적으로 학생 데이터를 판매하는 교육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실제로 FTC는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제작사로 알려진 에픽게임스에 구매유도를 목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연방정부의 개인정보 규칙을 위반한 혐의를 물어 5억 2000만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벌금을 부과했다.

에듀테크 도구의 학생 정보 유출 위험성에 대해 르바수르 전무이사는 “마치 자동차를 구입했는데 안전벨트, 에어백, 유리창, 브레이크 등 모든 안전장치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안전 및 보호에 대한 규범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ISL은 에듀테크 도구의 위험성 조사를 위한 노력과 자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알리는 한편, 이익집단인 기술회사들의 윤리적 책임이 제한된 만큼 학교 자체에서 학생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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