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가 등장하며 교육업계도 연일 화제다.
오픈AI가 11월 30일 자연어처리모델 최신버전을 적용한 챗GPT를 공개한지 일주일만에 글로벌 사용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챗GPT가 인터넷 역사를 새로 쓴 검색엔진 구글을 뒤어넘을 수 있을지 많은 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교육매체 The74는 챗GPT가 에세이, 논문의 미래를 바꿀지, 고등학교 교사들의 업무 방식을 바꿀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학생들을 위한 개별화된 교육과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챗GPT가 기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생들이 읽고 깊이 이해하고 글을 쓰도록 가르치는 것이 직업인 교사들 중에는 챗GPT 등장에 혼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한 고등학교 컴퓨터과학 교수는 "실존적 위기를 겪고 있다"며 The74에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더이상 듣고 읽고 생각하고 쓰는 법을 배우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미영어교사협의회는 챗GPT의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교사나 교육자원의 대용품으로 사용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챗GPT를 주의깊게 사용해야 하며 챗GPT가 제공한 모든 정보는 항상 사실유무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고등학교 영어 교사 조쉬 톰스는 "이미 학생들은 챗GPT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챗GPT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톰슨은 결국 교실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통념을 뒤집을 것으로 내다봤다. 학생들이 초안 작성과 수정에 들이는 시간을 로봇이 작성한 초안에 대해 회의를 하고 이야기를 발전해 나가는 데 소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학생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되찾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이스트레이든고등학교의 영어 교사 사우슨 자베르는 "긍정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교육의 핵심은 진정성을 놓치고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표준화된 글쓰기 양식에 집중하기보다는 학생들의 정체성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 자베르는 "세상은 변하고 있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쳐온 기술이 지금도 성공을 위해 필요할까? 나는 꼭 그렇다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리조나대학의 글쓰기 프로그램 수석 책임자 쉘리 로드리고는 글쓰기 교육의 필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지식을 단순히 표현하라는 과제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지식은 AI의 도움을 얻을 수 있지만, 자신의 경험을 살려야 하는 과제는 챗GPT만 의존할 수 없다.
학교 과제에 챗GPT를 활용할 학생들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교사들이 이내 챗GPT를 거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제표절검사기를 선보인 턴잇인의 AI 통계학자이자 부사장 에릭 왕은 "엔지니어 대부분은 AI 모델이 작성한 글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릭 왕에 따르면 AI가 작성한 글은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인간보다 복잡한 단어를 덜 사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희귀한 단어보다는 흔한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왕은 "AI는 많은 사람이 선택할 확률이 높은 단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기술 혁신과 마찬가지로 챗GPT 또한 제한되거나 금지되지 않고 다만 사용에 약속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위키피디아 사용을 막는 것이 아닌, 연구에 위키피디아를 사용하는 좋은 방법이 무엇일지 알아보는 추세다.
캘리포니아의 영어교사 제이크 카는 "지금으로서는 챗GPT가 여러 면에서 정교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챗GPT의 능력이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챗GPT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챗GPT가 이끄는 상황은 일어날 것이고 교사들은 여기서 배제될 것"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너무 낙관적이지 않아야 하며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이 직접 쓴 것인지 AI가 쓴 것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로 뛰어난 글쓰기 실력을 보유한 챗 GPT 때문에 학업 평가 기준이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기술 전문 애널리스트 베네딕트 에반스는 “챗GPT는 문장력은 뛰어나지만 사실과 허위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문서 진위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사업가 프레드 윌슨 또한 “글의 완성도 보다는 허위 내용은 없는지, 편견이나 차별적 발언이 포함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암호화 서명방식으로 문서의 진위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