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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만 빗어도 자지러지는 아이...‘이런 증상’ 보이면 치료해야

김성은 2023-01-09 00:00:00

 감각처리장애 증상을 가진 아이들은 환경에 과잉 반응하거나 반대로 반응이 부족하다. NSW교육부 
감각처리장애 증상을 가진 아이들은 환경에 과잉 반응하거나 반대로 반응이 부족하다. NSW교육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잘 참지 못한다고 무조건 ‘예민한’ 아이인 것은 아니다. 기질 자체가 예민한 아이도 있지만, 감각처리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웬만한 옷은 다 거부하고 머리 빗는 것조차 싫어하는 아이, 그냥 예민한 것인지 아니면 감각처리장애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감각처리장애(Sensory Processing Disorder, SPD)는 감각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처리하고 행동하는 뇌의 능력을 방해하는 신경학적 상태다. ADHD 전문매체 애디튜드에 따르면 감각처리장애 증상을 가진 아이들은 환경에 과잉 반응하거나 반대로 반응이 부족하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감각을 통해 받은 정보를 처리하고 행동하는 것이 어렵다.

감각이 예민한 것에 그치지 않고 걸음걸이가 서툴거나 자주 넘어지는 등 운동 기술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색칠하기, 글씨쓰기, 가위질하기와 같은 미세한 운동기술도 손상될 수 있다. 자전거, 줄넘기와 같은 운동 기술이 부족하며 까치발로 걷거나 쿵쿵 거리며 다닌다. 옷 입기, 지퍼 올리기, 단추 끼우기 등을 힘들어한다.

감각처리장애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유전이 원인일 수 있지만, 조산, 태아의 영양실조 등 몇 가지 요인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감각처리장애인 경우 바깥 세상에 커튼이 처진 것처럼 모든 소리가 음소거된 느낌을 받기도 하며 반대로 감각 과부하를 겪기도 한다.

감각처리장애 아동의 감각붕괴, 즉 멜트다운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머리 빗기 ▲타이트한 옷이나 거친 원단 ▲불꽃놀이나 천둥과 같은 큰 소리 ▲카메라 플래시, 햇빛 또는 스트로브와 같은 밝은 조명 ▲향수나 향이 나는 세제를 포함한 강한 냄새 ▲끈적끈적한 손가락 ▲옷에 붙은 태그 ▲만지거나 안는 것 ▲신발 신기 ▲쓴 맛이 나는 음식 먹기

평소 예민한 아이에게 감각처리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다음과 같은 징후가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거꾸로 매달려 있을 때 가장 침착하다 ▲쿠키 시트에 끈적한 반죽을 올려놓을 때를 제외하면 쿠키 만들기를 좋아한다 ▲향이 나는 것을 싫어해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모두 무향으로 바꿔야 했다 ▲태그가 안 붙은 셔츠와 이음새가 없는 양말만 신는다 ▲발가락 사이에 진흙이 들어가는 느낌을 싫어한다 ▲1분 이상 머리를 빗게 하지 않는다 ▲잠자리에 들 때 포을 거부한다 ▲불꽃놀이를 보러 갈 수 없다.

감각처리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감각 처리 시스템이 흡수할 수 없는 방식으로도 정보를 습득하게 되어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ESL 교과서 편집자 제니스 로든은 “감각처리장애는 지능과 관련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감각처리장애로 지능자체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사가 아이가 알아볼 수 없게 글씨를 쓴다고 하거나 알림장을 따라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할 수 있다. 또한 미술 시간에 아이가 자르거나 색칠하는 활동을 어려워하거나 가리는 음식이 많다. 디저트로 애플파이를 먹는 것조차 싫어한다.

쉬는 시간에 캐치볼을 하는 대신 그네 타는 것을 선호한다. 체육 수업을 위해 체육복으로 갈아입는 것을 거부한다. 이유는 탈의실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교과 내용을 잘 습득했지만, 시험 성적은 매우 낮을 수 있다. 교실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도 집중력이 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이들에게는 감각통합치료가 권장된다. 감각통합이란 자신의 신체와 환경으로부터 들어오는 감각을 조직화하고 환경 속에서 신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경학적 과정을 말한다. 감각처리장애 아동의 감각자극을 처리하고 통합하는 중추신경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눈 맞춤이 어렵고 상황에 맞지 않은 언어나 표정을 보이는 아동, 운동조절 및 행동조절, 발달 지연을 보이는 아동, 사회정서적 상호교류가 부족해 친구관계가 어려운 아동, 주의가 산만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 아동, 특정 자극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아동, 활동 수준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고, 감정조절이 힘든 아동이라면 감각통합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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