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e스포츠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중고등 및 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돼왔다. 하지만 최근 초등부에도 e스포츠 대회 등이 확산하면서 관련 논의 또한 활발해졌다.
e스포츠의 긍정적 영향을 다룬 연구결과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여가학연구》에 실린 국내 연구에서도 e스포츠 교육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게임과 관련된 인지, 정서, 행동에 유의미한 수준에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e스포츠학회는 “스포츠교육은 비대면 교육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네트워크를 통한 의사소통, 문제해결능력, 비판적 사고능력을 키워나가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초등학생의 e스포츠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한 교육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미 사우스헤이븐 노스쇼어 공립초등학교의 STEM 교사 마리 필립스는 교육 전문매체 이스쿨뉴스를 통해 과거 자신이 e스포츠에 회의적이었지만, 지지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e스포츠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감정 절제, 학업 성취도 졸업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나타냈다”며 “e스포츠가 교육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스는 초등학교 e스포츠 프로그램과 관련해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북미 대학생 e스포츠연맹이 e스포츠 대회를 위해 출시한 마인크래프트 월드인 팜크래프트를 활용했다. 팜크래프트는 성공적인 농사를 짓기 위해 플레이어들 간의 협력을 요구하는 게임이었다.
필립스는 “오늘날 학생들은 농사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건강한 게임습관 함양, 전 세계 농사에 대한 이해, 그리고 식물의 생장과정 공부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를 바탕으로 e스포츠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학생들은 팜크래프트 플레이를 통해 서로 힘을 합쳐 탐험하고, 농사를 지었다”라고 말했다.
TIP 1. 일단 시작한다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이 늘 그렇듯 교육자가 e스포츠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필립스는 “e스포츠에는 교사를 도울 수많은 전문가가 이미 존재한다. 바로 학생들이다”라고 말한다. 망설이지 말고 e스포츠를 즐기는 학생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해보는 것이 좋다는 것. 교육자와 학습자가 서로의 역할을 바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TIP 2.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준비한다
정규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기에 앞서 방과후 행사나 여름 특강과 같은 시범운영을 먼저 선택하는 것도 좋다. 필립스가 운영한 팜크래프트 수업 또한 여름 특강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팜크래프트에 과학 수업에서 배운 것을 응용했고 게임 안에서 수경재배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TIP 3. 기존 커리큘럼에 포함시킨다
e스포츠는 독립적인 수업이 될 수 있지만, 협업 게임플레이, 마음 챙김, 팀 조직력 높이기, 자기성찰 등의 요소를 지녔다는 점에서 다른 커리큘럼에도 포함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팜크래프트, 주니어 솔라 스프린트, 리그 오브 리터러시와 같은 e스포츠는 충분히 기존 커리큘럼에 포함할 수 있다.
마리 필립스는 “학생들의 온라인 협업 활동과 디지털 환경에서의 상호작용 학습을 위한 디지털 시민권 수업에 e스포츠 항목을 성공적으로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학생들의 분노, 감정조절 실패, 비통함이나 부정적인 감정 표출 등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TIP 4. 다 같이 노력할 때 최선의 결과를 얻는다
e스포츠는 교육자와 학생 양쪽에게 서로가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어떻게 관찰하고 배울지 가르칠 수 있으며, 반대로 학생들은 비디오 게임에 대한 지식을 교사와 공유할 수 있다.
교육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잘 모르겠지만 함께 알아보자’에서 비롯된다. e스포츠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학생들과 계획을 짜고, 모르는 것을 함께 알아나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TIP 5. 팀플레이 정신을 잊지 않는다
학교 내 과도한 경쟁이 초등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나왔다. 경쟁이 중요한 것도 있지만, 협력이 중요한 문화도 있다. 초등 e스포츠에서 포용과 경쟁은 상호 배타적이다.
팜크래프트를 위해 팀을 구성해서 게임을 할 때도 각 팀은 새로운 전략과 발견을 공유한다. 이때 누가 더 잘하는지, 누가 1등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팀원들이 스스로 일정에 맞춰 매일 목표를 공유하고 달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