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수요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의 뉴햄프셔주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수요가 4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내슈아 교육구는 특수교육이 필요하다고 새로 확인된 학생 수가 지난 4년간 3배가 되었다고 밝혔으며 포츠머스와 베드포드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키어사지리저널 교육구는 같은 기간 4배가 되었다.
교사들의 보고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은 학업적으로나 발달적으로 상당히 뒤처져 있으며, 수업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 및 행동 문제를 경험한 학생들도 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이전부터 발생한 인력 부족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클레어몬트 교육구의 교내 심리학자 커트 거글러는 "전염병은 누구에게도 좋지 않았지만, 이미 어려움을 겪던 아이들에게는 더욱 심각했다"고 말했다.
내슈아 교육구에서는 초등학생이 특수교육 지원을 받기 전 6~8주가량 추가적인 교육 지원을 받는다. 클레어몬트 교육구는 언어병리학자가 모든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언어지연이 있는 아이를 선별해 수업을 진행하고 장애 테스트를 시작한다.
하지만 베드포드 교육구의 특수교육 조정자 멜리사 그레이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전보다 특수교육 자격 여부를 판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지역 교육자들은 코로나19 영향이 특히 어린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뚜렷하다고 말한다. 그레이는 “전반적으로 어휘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확연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언어 병리학자 제니퍼 메이너드는 “어린이집과 학교가 문을 닫고 사회적 고립이 만연해졌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얼굴을 마주 보고 표정을 공유하며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수교육 교사인 제니퍼 러시토는 현재 K-8학년 학생들은 5학년 때부터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현재 읽기 능력이 심각히 저하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내슈아 지역 공무원들은 지역 내 특수교육 수요가 증가하는 원인의 일부를 원격학습 탓으로 돌렸다. 내슈아는 미국에서 가장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가장 오랫동안 휴교한 지역이다.
특수교육 책임자인 케리 커티스는 “원격학습으로 이전에 주목받지 못했던 장애가 노출되거나 악화됐다”고 의심했다. “학습상 어려움이 있던 학생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중 일부는 일반적인 교실 환경에서는 부족함을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원격학습이 시작되자 더 이상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특수교육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특수교육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뉴햄프셔 교육위원회의 전 특수교육 이사인 베키 포레스톨은 “부모들과 교사들이 전염병으로 인한 학습 손실에 대한 치료법으로 특수교육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특수교육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결정이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인지 정말로 장애가 있는 건인지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특수교육 대상자는 크게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교육부가 공동 분석한 특수교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특수교육 대상자는 9만8,154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1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2011년에는 8만2,665명이었다. 10년간 18.7% 늘어난 것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년 대비 유치원생 123%, 초등학생 27% 증가했으며, 영역별로는 발달지체 176%, 자폐스펙트럼장애 63% 증가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지만, 매년 특수교육 대상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발맞춰 장애학생의 교육에 필요한 정책 과제를 발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