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의 ‘개인화 학습’ 용어 사용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미래교육에 있어 개인화 학습의 범위를 정리하고 미래교육에 있어 교육자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술가이자 교육자, 그리고 비상업적 아동기 캠페인(Campaign for Commercial-Free Childhood)의 창시자인 수잔 린은 그녀의 저서 “누가 아이를 키우는가? : 빅테크, 빅비즈니스 그리고 아이의 일생”을 통해 최근 유행하는 개인화 학습의 허점을 지적하면서, 미래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전히 교육자가 그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서에서 수잔 린은 그린워싱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린워싱이란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로 포장하는 행위를 뜻한다. 환경문제가 대두되자 ‘녹색(그린)’은 가장 자주 활용되는 단어가 됐다. 이는 교육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
수잔 린은 “에듀테크가 교육계에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개인화 학습’은 학습 트렌드를 표현하는 용어를 넘어 하나의 구호가 됐다”며 “개인화 학습이란 말은 교육에 있어서 디지털의 역할을 부각시키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교사 등 교육자의 역할은 최소화하며, 때로는 무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개인화 학습을 위해서는 여전히 교사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수잔 린은 개인화 학습이란 학습 성향과 의욕이 서로 다른 아이들을 첨단 학습도구를 통해 아우르는 것이기에, 이를 위해서는 에듀테크뿐만 아니라 대면/비대면 교실의 분위기를 주도할 교육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명한 교육자이자 저술가 알피에 콘(Alfie Kohn)이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게재한 논문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콘은 "아이들 각자의 독특한 필요와 관심을 반영하는 지적 발견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아이들과 교육자가 함께 해야 한다"며 "진정한 개인적인 학습은 각각의 아이들을 잘 아는 자상한 선생님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녹색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개인화 교육이 원래 의미와 반대되는 제품을 판매하는 마케팅 산업의 관행에 의해 타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9년 콜로라도대 국립교육정책센터의 보고서는 “에듀테크의 ‘개인화 교습’은 의심스러운 교육적 가정, 기술산업의 자기이익 옹호, 학생 사생활에 대한 심각한 위협, 그리고 연구지원의 부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수잔 린은 또한 최근 확산하고 있는 게임화된 에듀테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에듀테크 등 기술이 외부적인 동기에 크게 의존할 때, 그들은 아이들에게 경험의 가치를 무시하도록 가르치고, 상업적의 가치를 촉진할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수잔 린은 “아이들의 학습, 성장, 발달을 촉진하는 놀이의 종류는 그 자체의 보상이다. 그것이 놀이를 지나 실제 상업적 흥미로 이어지도록 하는 교육 방침을 사전에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수잔 린은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교육이 강제되면서 에듀테크의 도입이 너무 갑작스레 이뤄졌다”며 “앞으로 교사, 관리자, 교육 위원회를 포함한 교육 구성원 모두가 건강한 회의를 가지고 기술 제공에 접근하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것을 인식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서 “공교육의 다른 모든 면모와 마찬가지로, 에듀테크 프로그램, 플랫폼 및 장치는 이익을 위해 아이들을 착취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