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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무서운데...ADHD 약물치료 꼭 해야 하나?

김성은 2023-01-02 00:00:00

ADHD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까지 지속된다. 
ADHD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까지 지속된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학교 

ADHD 아동에게 약물치료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동시에 가장 망설이는 치료다. 아이의 약물치료를 동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중매체는 여전히 약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적잖은 루머와 소문으로 인해 많은 부모가 약물치료를 주저하고 있다.

ADHD 약물치료 중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치료는 논란이 많다. 어린아이들은 스스로 약물치료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과 장기적인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근거로 반대하곤 한다. 약물이 아이들을 단순히 진정시키는 ‘쉽고 빠른’ 방법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ADHD의 다중모드 치료에 대한 종단연구에 따르면 수년 동안 약물을 복용했던 아이들 중 일부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약물을 사용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 복용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미국 전문심리학위원회의 웨스 크렌쇼 박사는 “이처럼 약물이 효과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의 상당수는 약물의 내성과 연관된 문제가 원인이다”라고 주장했다.

쉽게 말해 자극제 등 약물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효과가 적을수록 복용량을 늘리고 싶어진다. 복용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몸에 내성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약효가 떨어진다. 결국, 더이상 올라갈 수 없는 천장에 부딪히는데 최대 권장량을 훨씬 초과해 복용하는 일도 발생한다.

크렌쇼 박사는 “반년 이상 자극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약물에 내성이 생긴다”며 “다만, 내성을 막을 방법은 있다. 병원에서 권고하는 대로 정기적으로 복용을 쉬는 것이다. 이러한 휴식은 하루나 주말이 아니라 4개월마다 약 2주간 지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의약품안전사용 매뉴얼에 따르면, ADHD 치료제를 사용할 때 규칙적으로 처방받은 용량을 일정 기간 정확하게 복용해야 한다.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복용을 잊었다면 생각난 즉시 복용하는데,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깝다면 다음 복용 시간에 1회 용량만 복용한다.

ADHD 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두통이나 위통, 불면증, 식욕저하, 어지러움, 수면장애, 구역, 구토 등이 있다. 대부분 부작용은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돼 사라지지만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오전에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혈압상승, 맥박수 증가, 흉통, 호흡곤란,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담당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학교 성적에 갈수록 악영향을 미치거나 사회성이 자꾸만 떨어진다면, 잦은 지적으로 자존감이 낮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윤미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서도 아동 청소년 ADHD 환자가 1년 이상 장기간 약물치료를 받은 경우 단기간 치료한 경우보다 우울증 위험이 30%, 품행장애 위험이 48% 낮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신윤미 교수는 “ADHD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까지 지속돼 진단 시 약물치료가 적극 권고된다”며 “약물치료로 ADHD 환자의 80%가 뚜렷하게 호전될 정도로 효과적이지만,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 때문에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과 학교 생활 전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가급적 조기에 발견해 전문의의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크렌쇼 박사는 ADHD에 대한 표준화된 평가 기준을 초기 진단할 때부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DHD 증상의 유무를 판별할 뿐 아니라 정확히 증상의 심각성을 판단하고 치료 방향을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물치료 또한 행동치료가 병행되면 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담당 의사와 치료사, 보호자, 아동 사이에 적절한 관리와 소통이 꾸준히 있어야 한다.

십 대 자녀의 ADHD 때문에 약물치료를 고려한다면, 치료 방향에 대해 아이와 상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스스로 증상과 불편함을 자극해 문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치료는 시작되기 때문. 크렌쇼 박사는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혹은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염려하며 직접적인 치료를 피하고 숨기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노력할 가치가 얼마나 있는지, 결과가 호전되는 것이 얼마나 도움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ADHD 환자와 치료자는 한 팀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치료사와 의사를 신뢰하고 치료에 동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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