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아이들 수천 명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위험한 노동을 하고 있다.
이퀄타임스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알레포 북동쪽 타린에 살고 있는 14세 소년 자밀 알사피라니는 2013년 가족과 함께 고향에서 쫓겨난 이후 현재 마을에 있는 임시 원유정제소에서 3년째 일하고 있다. 3년 전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
근무환경은 열악한 것은 물론이고 매우 위험하다. 원유는 매우 원시적인 방법으로 연소되고 정제된다. 언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시설이다. 간혹 사고와 폭발이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유독가스를 지속적으로 흡입함으로써 중독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곳에서 일하는 수백명의 어린이가 독성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급성 기관지염, 폐렴, 알레르기 등 다양한 질병을 겪는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보고서에 따르면 진행 중인 폭력, 경제위기, 코로나19 유행으로 시리아의 가족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시리아 어린이의 거의 90%가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 유엔 인도주의 사무차장 마틴 그리피스에 따르면, 일련의 경제위기를 경험한 시리아인의 수는 현재 인구의 90%를 초과하고 있으며, 많은 시리아인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알레포 북동쪽에 위치한 알바브시에 사는 11세 소년 나딤 나코는 한창 뛰놀아야 할 나이에 금속 부품을 연마하는 일을 한다. 그는 이 일을 반평생 해왔다. 학교에 갈 수도 없을 정도로 거주지를 여러 차례 옮겨다녔기 때문이다. 나코의 가장 큰 꿈은 좋은 기술을 배워 가족을 돕고 아버지의 높은 생활비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이다.
그의 친구들 중 일부는 여전히 학교에 다니지만, 대부분은 학업이 아닌 생업에 뛰어들었다.
우마야 스피라니의 아이들 4명은 모두 정유공장에서 일한다. 그는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한다. “상황이 진정되고 우리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지만, “현재로서는 안타깝게도 먼 꿈”이라고 인정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북부의 어린이 3명 중 2명은 이미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2019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245만명의 어린이가 학교를 중퇴했다. 시리아 전역이 학교 포기와 아동 노동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에서는 문제가 훨씬 더 클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시리아 대응 사무소의 캐서린 아킬레스는 “음식, 깨끗한 물,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야 하는 절박함에 직면한 아이들은 가족이 살아남는 것을 돕기 위해 일할 수 밖에 없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임시정부 동북부 교육부 장관 지하드 알히자지는 ”학교 중퇴와 아동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실에서 떨어져 있는 시간을 고려해 특별히 고안된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령기 아이들을 재통합시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직업, 기술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가정에 재정적인 지원이 제공되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캐서린 아킬레스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시 다니고 가족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