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악화됐다는 연구결과가 여럿 발표되면서 회복탄력성이 부각됐다.
회복탄력성은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이다. 회복탄력성이 낮으면 무기력이나 우울, 불안이 찾아오기 쉽다. 그런데 자폐 아동의 경우 어려운 상황에 많이 처하지만, 지적이 반복되는 탓에 자존감은 낮기 쉽다. 회복탄력성이 더 요구되지만, 마음의 힘을 키워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든 사람은 일생에 극복해야 할 장애, 어려움에 직면한다.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능력을 말하는 회복력이 중요한 이유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회복탄력성은 결국 자존감과 정신건강에서 비롯된다. 자신감이 커지면 회복탄력성도 증가한다. 도전적인 상황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 자신감은 더 커진다.
자폐가 있는 사람은 특정한 도전에 직면한다. 불안이나 스트레스, 번아웃 등을 느끼기 쉽다. 자신의 요구사항을 명확히 전달하기 어렵고 예측가능성이 부족할 때는 스트레스를 극심히 느낀다. 감각과부하, 극심한 스트레스로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멜트다운 현상이 유발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자폐 환자는 회복탄력성이 낮으면 삶이 점점 더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변화에 대처하기 힘들고 사회적 상황에서 한 발짝 물러나고 싶어진다. 결국 자폐일수록 어린 시절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성공을 통해 자신감을 쌓고 회복력을 길러나가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자폐 아동에게 회복탄력성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
▲인생의 이정표를 긍정적으로 통과하게 한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커진다 ▲강한 자기 인식이 쌓인다 ▲변화 또는 예측 불가능성을 관리할 수 있다 ▲좌절이나 실망에서 회복한다 ▲스트레스와 걱정을 줄여준다 ▲도전에 성공하고 실수와 실패로부터 받아들이고 배운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습의 필요성을 이해한다 ▲보다 자주적인 어른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다 ▲사회복지의 경계와 한계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일한다 ▲소속감이 생긴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기른다 ▲유년기에서 청소년기, 성인기로 전환할 수 있다
문제는 자폐 아동이 회복탄력성을 키워나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의 킹슬리 출판사가 펴낸 《자폐 스펙트럼에 관한 2-10세 아동의 복원력에 대한 부모의 실용적 가이드》에 따르면 회복탄력성을 방해하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정체성 상실 : 개인의 정체성이나 자아, 안전, 경험 또는 신념이 다른 사람에 의해 무효화될 때 발생한다. 학대, 폭력 또는 차별을 통해 일어날 수 있다. “너는 할 수 없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으면 자기정체성을 상실할 수 있다.
2. 스스로 무능하다고 가정하기 : 자폐 아동, 성인에게 많이 나타난다.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거나 독립적으로 살 수 없고 일을 하거나 우정을 쌓을 수도 없다고 가정한다. 자신감이 갈수록 떨어지고 스스로 일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3. 과잉 보호 : 보호자의 돌봄과 지원은 중요하지만, 지나친 보호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과잉 보호는 결국 자폐 아동이 독립성을 기르는 것을 막고 자신감을 잃게 한다.
4. 부정적인 메시지 : 자폐 아동은 어릴 때부터 부정적인 메시지를 자주 접한다. 저자 엠마 구달 박사는 “자신의 강점보다는 단점에 대해 이야기 듣는 것이 더 익숙하고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많이 듣는다”고 말한다. 부정적인 메시지를 반복해서 접하면서 회복탄력성은 낮아진다.
5. 과거의 실패 : 과거에 실패한 경험이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실수가 강조되거나 여러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면 회복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충격적인 생각을 유발할 수 있다.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고 유사한 상황에서 극복할 경험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6. 완벽주의 : 완벽을 추구하고 특정 활동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면 불안감이 생길 수 있다. 완벽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종종 회피나 도전적인 행동으로 오인된다.
스포츠 훈련처럼 회복력도 기를 수 있다. 아이가 한 가지 도전을 마스터하면 다음 도전의 밑바탕이 되는 힘과 자신감이 커진다. 간단한 일을 아이에게 배분한 뒤 숙달될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 그 일을 하는 시간만큼은 자폐 아동이 아닌 것처럼 대하는 것도 좋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자신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성공한 경험 덕분에 다른 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미국의 자폐인식센터는 새로운 시도를 꺼리는 아이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라고 조언했다.
-어려워 보인다고 해서 시도하지 않을 이유는 아니다.
-약간의 도움만 있으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기술은 곧바로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연습이 필요하다.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부모님이나 신뢰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괜찮다.
-힘든 것을 한번 극복하면 미래에 다시 할 수 있으며 아마도 더 쉽게 해낼 것이다.
-경쟁하는 것도 괜찮고 이기지 못해도 괜찮다.
-처음에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