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손꼽아 기다리는 크리스마스? 자폐 아동에겐 감각과부하

김성은 2022-12-19 00:00:00

크리스마스에도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킹스에듀케이션 
크리스마스에도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킹스에듀케이션 

예쁜 장식, 기대감 가득한 선물, 반짝이는 트리... 아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크리스마스일 것 같지만, 자폐 아동에겐 다르다. 자폐인식센터 설립자 모린 베니는 크리스마스는 평소와는 다른 일정, 낯선 방문객, 감각 과부하 및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자폐 아동에게는 스트레스를 주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폐스펙트럼장애라 하더라도 크리스마스에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린 베니는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폐 아이들은 예측 가능성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취침시간, 목욕시간, 식사와 같은 일상적인 일을 평소처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한 가지 일상만큼은 평소와 같이 유지해서 아이가 동일성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평소와 다른 하루가 될 것 같다면, 일과표 등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꼭 외출해야 한다면 덜 붐비는 시간대에 활동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은 대부분 장소가 다 북적이기 마련이다. 미리 전화해서 덜 바쁜 시간이 언제인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외식을 계획하고 있다면 일요일이 토요일보다 더 조용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일과에는 조용히 지내는 시간을 포함시킨다. 한 해 중 가장 많은 감각 과부하를 경험하는 날이다. 아이가 숨을 돌리고 진정할 수 있도록 조용한 시간을 갖게 한다. 예고 없는 방문객은 거절하는 편이 좋다. 방문객을 초대했다면, 머무르는 시간을 미리 정하면 도움이 된다.

제한된 식단과 식이요법을 준수하도록 노력한다. 자폐 아동의 70%가 비정형적인 섭식 행동을 보인다. 음식 알레르기 및 과민한 위장상태 비율도 높아 식품 선택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방문객이 크리스마스라며 가져온 음식이 있다 하더라도 아이는 먹지 못할 수 있다.

보드게임, 그림 그리기 등 집안에서 크리스마스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메릴본남학교 
보드게임, 그림 그리기 등 집안에서 크리스마스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메릴본남학교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적당히 활동해야 한다. 운동은 자폐 아동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 된다.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혹은 요가 등의 운동은 불안관리에 도움이 되며, 수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자폐 아동은 환경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모린 베니는 “가족과 친구의 집을 방문할 경우 방문기간과 일정을 미리 정해둔다. 아이가 평소 안정감을 얻는 친숙한 장난감이나 물건을 함께 가져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아이를 위해 조용한 공간이 있는지 미리 알아두는 것도 좋다.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이 따라오기 마련. 포장된 선물을 아이에게 주는 것은 고민이 필요할 수 있다. 선물이 일으키는 흥분이 과할 수 있기 때문. 포장지를 찢기 힘들어하는 아이도 있다. 어떤 아이들은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 불안해한다. 항상 모든 선물이 비밀일 필요는 없다.

모린 베니는 “아이가 감각적으로 힘들어하는 순간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족모임이나 나들이는 아이에게 감각과부하 시간이다. 조용한 공간을 마련하거나 소음을 줄이는 헤드폰 등이 도움이 되며, 진정시킬 수 있는 별도의 방법을 준비하는 것을 고려하자.

크리스마스이지만, 꼭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거나 특별한 외출을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집안에서 가족끼리 보드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함께 보는 것, 요리하는 것 등의 활동으로 의미 있는 하루를 만들어보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Copyright ⓒ 아이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동권리교육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