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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에 녹지 바라만 봐도 인지기능, 기억력 향상

김성은 2022-12-16 00:00:00

야외 수업을 정규과목에 추가하자 학생들의 읽기능력이 향상됐다. 파예트카운티공립학교
야외 수업을 정규과목에 추가하자 학생들의 읽기능력이 향상됐다. 파예트카운티공립학교

풀과 나무를 가까이하면 정신건강이 좋아질 뿐 아니라 두뇌발달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메디슨 연구진에 다르면, 거주지 근처에 나무가 많은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증 수치가 낮았다. 호주 울런공대학 연구진 또한 나무 양이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나무 양이 적은 곳에 사는 사람보다 심리적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더 낮고 더 건강했다.

최근 학술지 《교육심리학리뷰》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녹지가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인지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이자 이탈리아 파도바대학 발달심리사회학과 루시아 메종 교수는 “쉬는 시간, 교내 활동,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학교 주변의 야외 환경을 접하는 것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논문을 통해 말했다.

연구진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교육수준의 학생들이 참여한 조사를 다룬 14개 연구를 검토했다. 학업에는 인지능력과 동기, 사회정서,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 기술 자원, 교육전략 등이 작용한다. 그간 학교의 물리적 환경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 학교를 둘러싼 실외환경과 캠퍼스의 녹지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 시카고에서는 300개 이상의 공립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점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장에 나무가 많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수학점수가 더 높았다. 또한 녹지가 풍부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어린이들이 녹지가 적은 환경에서 성장하는 어린이들보다 평균 2만8,000달러를 더 벌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자연에 대한 노출이 주의력과 작업기억력, 인지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디바인차일드고등학교
자연에 대한 노출이 주의력과 작업기억력, 인지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디바인차일드고등학교

학교에 녹지 공간이 부족하다면, 정규 교육에 자연환경을 접하는 시간을 추가할 수도 있다. 일주일에 최소 2시간 이상 자연 교육을 실시한 결과 K 3~6학년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향상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교실 창문에서 녹지가 보이는 것만으로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미시간대학의 로드니 마츠오카 교수는 미시간주 101개 고등학교와 협력에 자연에 대한 접촉기회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및 행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교실 창문으로 녹지가 보이는 것만으로도 시험성적과 졸업률, 대학입학예정 가능성이 달라졌다. 창문으로 녹지가 보이는 교실에서 공부한 학생들의 시험점수와 졸업률이 더 높았다. 그밖에 콘크리트로만 구성된 학교에 다니는 경우보다 나무를 비롯한 자연적 요소가 있는 경우 학생들의 글쓰기 수업 점수와 초등학생의 주의력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자연에 대한 단기노출이 모든 교육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고 밝혔다. 게다가 학생들의 주의력과 작업기억력에도 자연에 대한 단기노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루시아 메종 교수는 “긴 수업시간 때문에 정신적으로 고갈되기 쉬운데, 인지능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 자연에 대한 단기 노출도 인지능력 향상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하며 “오늘날 어린이와 청소년은 다양한 이유로 과거보다 자연환경에서 훨씬 더 적은 시간을 보낸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연에 대한 노출은 크게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재충전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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