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5도 혹한의 날씨에도 7세부터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곳이 있다. 일년에 5개월은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핀란드의 오울루 지역이다.
동계사이클연맹의 부회장이자 오울루시 자전거 코디네이터 겸 도시웰빙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페카 타콜라가 자신의 SNS 계정에 오울루시 자전거 풍경을 담은 사진을 게재하며 화제가 됐다.
그는 오울루시에 위치한 메소캉가스종학합교의 외관을 촬영했는데, 눈이 수북이 쌓인 곳에 자전거 수십 여대가 줄지어선 모습이었다. 사진을 촬영할 당시 기온은 물론 영하였다.
동계사이클연맹에 따르면, 핀란드 오울루 주민들에게 겨울 사이클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주민들은 오울루를 '겨울 사이클링의 수도'라고 부를 정도다. 기온이 영하 25도 아래로 떨어져도 폭설이 내려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거나 출근한다.
지역주민 밈미 카코넨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년 내내 자전거를 탄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 어떻게 자전거를 타느냐는 질문에 "그냥 옷을 충분히 입으면 된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이곳의 학생 1,200명 중 1,000명 가량은 매일 자전거로 등교한다. 나머지는 스키나 눈썰매의 일종인 킥슬레드를 타기도 하고 자동차를 이용하기도 한다. 메소캉가스종합학교에는 7세부터 17세까지 다양한 연령의 학생이 다닌다.
타콜라는 "아마도 미국 부모들은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는 것을 거의 허락하지 않겠지만, 오울루처럼 핀란드의 특정 지역에서는 자전거 타고 등교하는 것이 표준이다"라고 말했다.
오울루는 핀란드 중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북극과 160KM 정도 떨어있을 뿐이다. 핀란드의 5번째 규모 도시로 20만 명 인구 절반 이상이 20대 이하다. 핀란드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도 꼽히는 오울루에서는 대부분 주민들이 일년 내내 자전거를 탄다. 접지력이 뛰어난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하는 이도 있지만, 일년 내내 같은 타이어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다.
이곳의 교통 엔지니어 해리 바랄라는 "모두 겨울에 너무 익숙해서 겨울 자전거 타기를 도전으로 여기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오울루는 매년 11월부터 4월까지 눈이 온다. 혹한에도 폭설이 와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은 주요 자전거 도로가 차량 도로보다 제설 작업이 우선시 되기 때문이다. 최근 시는 몇년간 폭 6m의 아스팔트로 포장된 자전거용 도로를 여러 개 개통했다.
바랄라에 따르면, 오울루 시는 자동차 운전자보다 자전거 타는 사람을 우선시하고 이에 맞춰 정책을 수립한다. 자전거전용도로가 얼마나 잘 유지되는지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기 위해 관련 상황을 매주 보고하는 사이클링 요원도 다수 고용해 주요 지점에 배치했다. 교통 표지판이 눈에 덮이는 일에 대처하기 위해 자전거전용도로가 있는 일부 장소에서는 프로젝터를 사용해 교통표지판을 눈 위에 보여주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