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를 앓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두통을 겪을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매체 애디튜드는 9일(현지시간) ADHD와 두통이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ADHD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두통이 완화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ADHD가 두통의 원인?
ADHD 아동은 ADHD가 아닌 아동보다 두통을 경험할 가능성이 두 배 더 높을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편두통이 있는 성인의 약 35%가 ADHD가 있다. 2017년 5,671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ADHD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편두통 발병 빈도가 달라진다고 나왔다. 덴마크에서 2만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ADHD와 편두통은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고 나왔다. 도파민이 편두통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도파민 분비량이 적은 ADHD 환자는 편두통을 더 자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애디튜드는 편두통을 포함한 두통은 ADHD로 인해 유발된다고 했다. ADHD를 치료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두통까지 야기할 수 있다. 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에는 불규칙한 수면과 식습관, 뇌진탕 등이 있다. ADHD 환자에게 수면장애는 매우 흔하다. ADHD로 인한 불면증이 두통을 유발하고 두통은 ADHD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ADHD로 불안감을 비롯해 기분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데, 불안장애가 있으면 두통은 더 심하고 오래 지속된다. 불안으로 교감신경이 흥분돼 심장박동과 호흡수가 증가하는 한편 두통도 생긴다. 반대로 두통 때문에 불안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대한두통학회가 2018년 발표한 ‘일반인 대비 편두통 환자의 정신건강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의 51%는 우울장애, 48%는 불안장애(복수응답)가 있었다.
뇌진탕으로 불리는 외상성 뇌손상(TBI: traumatic brain injury)도 ADHD와 연관이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의대의 로버트 아사노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 연구팀은 TBI를 심하게 겪은 아이는 ADHD가 발생할 위험이 상당히 크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의식을 잃을 정도로 심하게 TBI를 겪은 아이의 36%가 사고 1년 후 ADHD 진단을 받았다. 놀라운 점은 TBI를 겪은 아이의 약 16%는 사고 전 이미 ADHD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의약품 안전사용 매뉴얼’에 따르면, ADHD 치료제에는 신경과민,불면증, 식욕감퇴, 두통,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있다. 그렇다면 두통이 심한 ADHD 아동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미국의 팔로알토의료재단의 사라 셰이에트 소아신경과 의사는 “ADHD 환자에게 두통이 나타난 경우 먼저 ADHD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ADHD 증상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거나 새로운 스트레스가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오랫동안 두통을 겪던 아동에게 갑자기 ADHD 증상이 나타났다면, 두통 때문에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라 셰이에트는 두통이 나타나는 빈도, 지속시간, 가족력과 함께 생활습관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관성 없는 생활습관, 월경주기로 인한 호르몬 변화, 수면부족, 불안장애, 우울증 모두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는 두통의 가장 흔한 원인인 만큼 마음챙김, 근육이완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진통제를 임의로 과다 복용하면 오히려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의사와 상의해 편두통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