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신건강 악화로 인한 학업부진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를 팬데믹 후유증으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장기적인 학습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는 특수교육 대상으로 봐야 할지 교육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하이디 휘트니의 딸은 얼마 전 우울증 및 ADHD 진단을 받고 정신과병동에 입원하기까지 했다. 휘트니는 “딸은 대유행을 겪으면서 평범한 중학교 생활을 경험하지 못했다. 팬데믹 때문에 정상적인 사교활동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딸이 올해 가을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발생했다. 휘트니는 딸아이가 특수교육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학교 관계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사회성 부족과 학업부진이 정말로 팬데믹으로 인한 정신건강 악화가 원인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애 학생을 위한 개인화 특수교육은 언제나 수요가 높으며, 승인받기 위해선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한 까다로운 검증을 요구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교내 심리상담사의 부족이 심해지면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미 연방법에 따르면, 특수교육 서비스를 받을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13개의 항목 중 하나의 장애로 고통 받아야 한다. 여기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 ADHD, 난독증과 같은 학습장애, 발달장애 및 각종 정서적 장애가 포함된다.
국립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2020~2021학년도에는 전체 공립학교 학생의 약 15%가 연방법에 따라 특수교육 서비스를 받았다.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정규교과과정에 등록하는 미취학 연령의 학생이 크게 감소했다. 구체적인 숫자는 주마다 달랐지만,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향하는 시점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감소세가 나타났다. 반면 6세 이상 어린이의 특수교육 등록률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교육계에서 거대한 논쟁을 초래하고 있다. 일부 특수교육 감독들은 특수교육이 너무 많은 학생을 떠맡고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옹호자들은 교육당국이 학부모들의 우려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미국가특수교육이사회의 존 아이젠버그 집행이사는 “특수교육은 정말로 만성적인 학습문제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과정이다. 코로나19 기간 힘든 시간을 보낸 아이들을 무턱대고 특수교육현장으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시간주의 특수교육 전문가 마시 립싯도 “미시간의 한 지역에서는 5월에 평가를 수행할 학교 심리학자가 없었기 때문에 평가가 완전히 중단된 적이 있다”며 “지금도 일부 어린이들은 인력부족으로 특수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케빈 루벤슈타인 특수교육행정위원회 회장 당선자도 “학습에 지속적인 장애가 있는 학생과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를 많이 결석한 학생을 구분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방정부가 학생들이 전염병에서 회복하는 것을 돕기 위한 과외, 상담 및 기타 지원 제공을 위해 막대한 코로나 구호자금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잠재적인 학습장애, ADHD, 자폐에 대한 도움을 찾는 부모들은 더 광범위한 특수교육 서비스를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적잖은 교육 전문가들이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미칠 결과에 대해 걱정하고 나섰다.
국립장애권리네트워크의 교육 및 고용담당 댄 스튜어트는 “교육의 틈새를 빠져나가는 아이들은 결국 더 많은 규율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삶에 대한 전망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의 아동심리학자 브랜디 태너도 “팬데믹 이후 아이가 가벼운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지, 아니면 기존의 정신질환이 악화됐는지 분간하기 어렵다”며 “일시적인 학습부진과 진정한 정신질환의 차이를 분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특별아동학부 리더인 셰리 벨도 이 의견에 동조했다. 벨은 “팬데믹 기간 아이들이 계속 집에서만 보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28년간 특수교육을 진행해온 경험상, 그러한 부분을 배제하는 것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