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다른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물론 쑥스러워서 눈 마주침을 피하기도 하지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적대적반항장애(ODD)가 있는 경우에도 아이컨택, 즉 눈 마주침을 피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ADHD 아동과 일반 아동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비교연구’에 따르면 ADHD 아동이 일반 아동보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약하다. 대화를 나눌 때 화자와 ADHD 아동의 몸의 거리, 얼굴 거리가 일반 아동 대비 다소 멀었으며 얼굴과 몸이 화자가 아닌 옆을 향해 있었다. 눈 마주침의 평균 순위는 ADHD 아동 집단이 6.65점으로 일반 아동 집단(14.35)보다 낮게 나타났다. 순위가 낮을수록 눈 마주침이 적은 것으로 ADHD 아동이 일반 아동보다 눈 마주침이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눈은 사람의 감정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신체기관으로 대화할 때는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말해야 진실하게 대화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준다. ADHD 아동이 일반 아동보다 응시 빈도와 눈 마주침 빈도가 모두 낮게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 연구진은 ADHD 아동의 주의가 쉽게 흩어지고 주의력이 짧아 대화상대를 지속해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 미국주의력결핍장애협회 회장이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 마이클 노보트니 박사는 “청소년이 말하는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 않는다면 적대적반항장애의 징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아이컨택은 중요한 사회적 기술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적대적반항장애인 아이에게는 눈을 마주치는 것이 어렵다. 말을 하는 사람으로부터 시선을 돌린다.
만약 말하는 사람의 눈보다 입을 쳐다보는 경향이 있다면 아이가 말을 잘 이해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는 청각처리장애(APD) 때문일 수 있는데, ADHD 아동도 청각처리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아이가 눈 마주치길 힘들어한다면, 우선 TV에 등장하는 사람을 쳐다보는 연습을 시킨다. TV 드라마 등을 보면서 등장인물을 전체적으로 보고 그 후 얼굴을 똑바로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등장인물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다면, 현실 속 사람을 마주하는 법을 연습한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눈을 정확히 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눈과 눈 사이의 한 지점에 집중하도록 가르친다. 자녀가 ADHD나 ODD가 있다면, 가족들이 눈과 눈 사이에 색깔 점을 칠한 후 해당 점을 집중해서 보는 연습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