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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최악의 가뭄으로 어린이 350만 명 학교 포기

김성은 2022-12-07 00:00:00

가축들이 가뭄으로 죽은 뒤 아버지의 목축일을 돕는 13세 이마나. 세이브더칠드런
가축들이 가뭄으로 죽은 뒤 아버지의 목축일을 돕는 13세 이마나. 세이브더칠드런

아프리카 케냐가 몇 년째 비가 오지 않는 우기가 이어지며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최소 350만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를 겪는 것은 물론 학교를 포기할 위험에 처했다.

케냐의 350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가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1월에 첫 학기를 재개할 때 학교를 떠날 것이라고 어린이 인도주의 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이 말했다.

유니세프와 유네스코 협력기관 글로벌교외아동이니셔티브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2021년 3학기 이후 학교를 포기한 4~17세 어린이가 200만 명이 넘는다.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기아 위기가 악화되면서 내년 1학기가 개학하지만 160만 명의 아이들이 추가로 학교를 그만둘 위험이 크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2022년 6월 17개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치원부터 초중등학교까지 전 지역에서 가뭄의 영향을 평균 52% 받은 학교가 등록률이 크게 감소했다.

그중 만데라 지역은 4세에서 17세 사이 어린이 29만5,470명이 학교를 그만두면서 중퇴자가 가장 많은 지역에 올랐다.

가리사 지역의 중퇴자는 28만9,410명으로 2위에 올랐고, 와지르는 26만6,540명, 투르카나는 25만3,640명, 마르사비트는 10만7,600명이 중퇴했다. 그밖에 나록 지역은 8만3,020명, 웨스트포켓은 8만 70명, 삼부루는 6만4,818명의 중퇴자가 발생했다.

건조 및 준건조 지대(ASAL) 지역에 대한 2022년 장기강우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케냐 시민 435만 명이 극심한 식량 불안에 직면했다.

이본 아룽가 이사는 어린이의 식량불안과 교육위기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이본 아룽가 이사는 어린이의 식량불안과 교육위기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은 케냐 어린이들이 학교 진학을 포기하는 이유는 학교 급식 부족, 열악한 학습환경, 교사 부족, 인프라 노후화, 기후 관련 비상사태 등을 꼽았다. 학교의 물 부족도 주요 원인이었다. 교육부가 17개 군 초·중등학교를 조사한 결과 460개 학교는 상수원이 없고 1,896개 학교는 빗물 채취에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 케냐&마다가스카르 지부 이본 아룽가 이사는 “케냐는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아이들은 가장 취약한 집단이고 긴급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음식, 깨끗한 물, 건강관리 및 교육과 같은 기본 시설에 접근하는 것이 위태로워졌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가축을 먹일 음식과 목초지, 물을 찾아서 아이들과 이주한다. 북부지역에서는 대부분 부모가 가뭄으로 생계 수단을 잃었기 때문에 등록금을 낼 수 없다.

아룽가 이사는 “1분 1초가 지날 때마다 더 많은 어린이의 생명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가뭄의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는 지역에서 학교 급식 프로그램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현재 대부분 아이들은 학교 급식에만 의존한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정부가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학교 환경을 개선해야 하며, 위생 및 건강관리를 위해 가뭄 기간에도 학교에 깨끗한 물을 적절히 공급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가뭄의 영향을 받는 학교 상황을 평가할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자칫 상황이 악화일로에 빠져 폐교하는 학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뭄의 영향에 따른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와지르 투르카나, 바링고, 분고마 카운티에서 '와토 루디 슐레(학교에 오라)'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학교를 이미 그만둔 아이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또한 투르카나, 만데라, 와지르, 가리사 카운티 등에서 가뭄 피해를 입은 어린이와 그 가족들에게 보건, 영양, 식품안전, 아동보호, 수질위생, 교육개입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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